‘팔색조’ 배우 이솜의 도전은 계속된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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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NS’서 결혼 7년차 우진 역
감정 결 잘 살려 캐릭터 구축
차기작은 ‘별빛이 내린다’ 등

배우 이솜이 티빙 ‘LTNS’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티빙 제공 배우 이솜이 티빙 ‘LTNS’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티빙 제공

배우 이솜은 흰 도화지 같다. 선과 색을 골라 섬세하게 붓질하면 그 자체로 하나의 매력적인 작품이 된다. 이솜의 진가는 신작인 티빙 ‘LTNS’에서도 빛난다.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작품 안으로 들어가 생생하게 이야기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솜은 “진짜 같은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솜이 빚어낸 ‘우진’은 감정에 솔직하고 행동에 거침이 없다. 신뢰하고 사랑했던 ‘임박사무엘’과 결혼했지만, 7년이 흐른 뒤 서로에 대한 의무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다 불륜 커플을 고발하면 돈이 된다는 생각에 남편인 사무엘과 함께 행동에 나섰다가 우여곡절을 겪는다. 이솜은 “우진은 뒷생각을 안 하고 감정과 현실에 충실한 캐릭터”라며 “과감하고 공격적이긴 하지만,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강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굉장히 여린 부분도 있고 눈물도 많다”면서 “대사가 입에 착착 달라붙는 느낌이 있었고,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재미와 독특함이 있어서 작품과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솜, 안재홍 주연의 ‘LTNS’ 스틸컷. 티빙 제공 이솜, 안재홍 주연의 ‘LTNS’ 스틸컷. 티빙 제공

이번 작품의 중심엔 결혼과 부부 관계가 있다. 이솜은 “우진, 사무엘 커플을 통해 간접적으로 결혼 생활을 경험해보니 결혼에 대해 좀 더 신중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그는 “작품을 연출한 전고운 감독님은 기혼”이라며 “아무래도 전 결혼을 안 해서 감독님한테 많은 부분을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변 친구들도 결혼을 많이 했다”면서 “저와도 멀지 않은 이야기인 것 같아 이번 작품을 하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사무엘을 연기한 배우 안재홍과는 이번 작품에서 세 번째 연기 호흡을 맞췄다. 영화 ‘소공녀’와 안재홍이 연출한 단편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에서 한 번은 연인으로, 다른 한 번은 이별을 앞둔 연인으로 만났다. 이솜은 “그동안엔 짧게 연기 합을 맞췄는데 이번에 제대로 만난 것 같다”며 “안재홍 씨가 어떤 스타일의 배우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안재홍 씨가 굉장히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섬세하게 연기하더라”면서 “똑같은 대사를 말해도 그가 하면 다르게 느껴지는 게 있었다”고 했다. “저도 사실적인 연기를 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외향적으로 가꾸지 않고 편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소품에도 신경을 썼어요. 우진이가 입고 나오는 슬립도 직접 주문해서 현장에 갖고 갔어요.(웃음)”

2010년 영화 ‘맛있는 인생’으로 충무로 생활을 시작한 이솜은 연기 변신을 계속해왔다. 영화 ‘푸른소금’과 ‘소공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 드라마 ‘모범택시’ 등에서 매번 새로운 얼굴을 대중에게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의 영화상인 부일영화상에서 여배우 최초로 단독 사회를 맡아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솜은 “아직 안 해본 작품과 캐릭터가 많다”며 “다양한 현장을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영화 ‘별빛이 내린다’와 ‘탈주’, ‘출장수사’ 등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좋은 작품을 만났을 때, 그리고 좋은 작품을 볼 때 마음에 힐링이 돼요. 현장에서 우연치 않게 좋은 순간을 만날 때도 행복하죠. 올해는 저를 좀 더 챙기면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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