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갈등 본격화…이재명, 일부 후보에 불출마 직접 압박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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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인재근 의원 등 일부 후보에 불출마 압박…월권 논란도
‘세대교체’ 강조…친명계 올드보이 거취 따라 갈등 양상 갈릴 듯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후보 공천과 관련,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자 통보를 시작했다. 사진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후보 공천과 관련,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자 통보를 시작했다. 사진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후보 공천과 관련,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자 통보를 시작했다. 일부 컷오프 대상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가 직접 ‘불출마’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관리위원장이 아닌 당 대표가 컷오프 대상자 ‘정리’에 나선 데 대해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을 강한 반발이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4·10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일부 전현직 의원들에게 직접 불출마를 요구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 대표는 최근 3선 중진 인재근 의원을 직접 만나 불출마를 압박하고 문학진 전 의원에게도 공천 심사 결과와 관련한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일부 중진급 인사들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가 통화한 취지는 선배, 중진급 후보자들에게 ‘새로운 후배들에게 정치입문의 길 터달라’는 당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 전 의원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전화를 걸어와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인 의원 측도 이 대표가 공천심사 2차 발표 전인 13~14일 불출마 선언을 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인 의원은 불출마 요구를 받아들일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 대표의 불출마 압박에 대해선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13일부터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 대상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져 공천 갈등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공천관리위원장이 아닌 이 대표가 일부 출마자들에게 직접 불출마를 종용하면서 월권 논란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당 대표가 공관위 심사에 관여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며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포되는 순간 공관위는 손을 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가 직접 불출마 압박에 나선 데 대해 민주당은 ‘올드보이 청산’을 강조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정치 쇄신 의지가 강하고 올드보이 청산에 대한 의지도 있다”며 “그런 의지가 실행하는 단계, 실행에 옮겨진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친명 후보자조차도 그런 정치 쇄신의 의지 대상자로 삼고 소통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친명계에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올드보이’가 총선에 나섰고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전략공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4선)이나 친명계 중진 안민석 의원(5선) 등 친명계 다선 의원들도 불출마나 험지출마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친명계의 ‘희생’이 없을 경우 이 대표가 주장하는 세대교체론은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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