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멱살 잡자 이강인 주먹질…아시안컵 때 선수들 ‘사분오열’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영국 더선 “한국팀 선수들 다툼” 보도
준결승전 전날 저녁, 탁구 문제 시비
손, 멱살잡이 하다 손가락 탈구 부상
클린스만, 선수단 관리 부실 비판 고조

지난 6일(현지시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이 얼굴을 감싸쥔 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이 얼굴을 감싸쥔 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준결승 전날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망) 등 선수들 사이에 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더선은 14일(한국시간)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의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저녁 동료들과 언쟁을 벌이다 손가락 탈구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다툼은 요르단과의 준결승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저녁식사 자리에서 벌어졌다. 밥을 일찍 먹은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하려고 자리를 떴고, 주장 손흥민이 쓴소리를 하면서 다툼이 시작됐다는 게 더선의 설명이다.

더선 등에 따르면 이날 이강인과 설영우(울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어린 선수들 몇몇이 저녁 식사를 별도로 일찍 마친 뒤 탁구를 치러 갔다. 나머지 선수들이 조금 늦게 저녁을 먹는 와중에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치는 소리가 들려왔고, 주장 손흥민이 이들을 제지하다 격분해 이강인의 멱살을 잡는 상황까지 갔다. 이에 이강인이 주먹질로 맞대응했고, 다른 선수들이 둘을 떼놓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사건 이후 손흥민 등 고참급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요르단전에 이강인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이강인을 제외하지 않았고, 손가락을 다친 손흥민은 오른쪽 중지와 검지에 테이핑을 한 채 요르단전에 출전했다.

선수단의 갈등 속에 킥오프된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은 90분 내내 따로 놀았다. 결국 한국은 0-2로 충격패를 당하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은 물론 결승 진출에도 실패했다. 유효슈팅을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한 굴욕적인 경기였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손흥민은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이 ‘사분오열’ 상태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 부재’는 물론 선수단 관리조차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클린스만호의 카타르 아시안컵 성과를 평가하는 전력강화위원회를 연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사퇴 또는 경질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몽규 회장 등 축구협회 집행부는 전력강화위의 평가를 참고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