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행오버’의 이유 있는 ‘롱런’… 3월까지 부산 공연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서울·베이징 동시 공연
빠른 전개와 반전으로 몰입
10주년 맞아 새로운 무대

연극 '행오버' 공연 장면. 나인진엔터 제공 연극 '행오버' 공연 장면. 나인진엔터 제공

아내와의 이벤트를 위해 호텔을 찾은 철수는 준비한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술에 잔뜩 취해 잠에 든다. 피로 얼룩진 셔츠를 입은 채 잠에서 깬 철수는 지난밤을 기억하지 못한다. 함께 술을 마셨던 이벤트 업체 사장 태민은 철수가 술에 취해 아내를 살해했고, 자신이 경찰의 눈을 피해 옆방인 507호로 그를 옮겼다고 주장한다. 507호에는 자칭 ‘초능력자’ 케이와 극단적 선택을 위해 호텔을 찾은 엠마도 기억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 예기치 않게 작은 방에 함께 모인 이들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며 서로에게 자백을 요구한다.

연극을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년째 극장을 지켜 온 연극 ‘행오버’의 매력은 빠른 전개에 있다. 호텔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흥미진진한 소재에 더해 빠르게 진행되는 서사는 관객을 확 잡아끈다. 온통 수상해 보이는 모습을 한 등장인물 4명의 이야기를 차례로 듣다 보면 어느새 공연 시간 90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설정상 허술한 점이 없진 않지만 화살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듯 이야기가 휙휙 지나가는 덕분에 몰입이 방해되지는 않는다. 피비린내 나는 추리물에 코미디 요소가 더해지면서 관객들은 무겁지 않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빠른 전개 속도에 더해 시시각각 변하는 이야기도 재미를 더한다. 미궁에 빠진 사건은 풀릴 듯 말 듯 하다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의 변주 덕분에 관객은 지루할 틈이 없다.

정구진 연출가가 각본과 연출을 맡고 나인진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연극 ‘행오버’는 2014년 서울 대학로에서 관객에게 처음 공개된 후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2018년에는 중국 카이신마화 엔터테인먼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해외로 진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이번 작품은 대구, 경북 고령, 인천, 충남 서산 등을 거쳐 부산과 서울, 중국 베이징에서 동시 공연 중이다.

2022년 공연 이후 2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은 ‘행오버’는 무대장치, 음악 등을 새롭게 개편해 관객을 만난다. 부산에서는 다음달 24일까지 중구 BNK부산조은극장에서 공연이 진행된다. 공연 시각은 매주 화요일~금요일 오후 7시 30분,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3시와 오후 6시다. 공연관람을 희망하는 관객은 네이버 예약이나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제작사 나인진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0주년을 맞이하여 무대와, 조명, 음악을 새로 업그레이드한 만큼 전보다 높은 퀄리티의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연 자체에 재미를 느껴 여러 차례 공연을 관람하시는 분들도 있는만큼 관객들이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연극 '행오버' 공연 장면. 나인진엔터 제공 연극 '행오버' 공연 장면. 나인진엔터 제공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