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 박스오피스 역주행… 정치권 공방 계속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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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정권 다룬 다큐 영화
7위로 떨어졌다 2위까지 올라
영화 두고 정치권 이념 논쟁

2월 개봉작들이 나와있는 한 영화관의 예매 키오스크 화면. 연합뉴스 2월 개봉작들이 나와있는 한 영화관의 예매 키오스크 화면. 연합뉴스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박스오피스 역주행하며 이례적인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놓으며 이념 논쟁의 소재가 되고 있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이 영화는 전날 5만 2158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43만 4310명이다. 한국 상업영화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시민덕희’가 같은 날 1만 8381명을 동원한 걸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개봉 첫날 160여 개 스크린에서 상영했던 ‘건국전쟁’은 이례적인 반응에 스크린 수를 735개까지 늘렸다. 박스오피스는 5위로 시작해 한때 7위까지 떨어졌지만, 14일 기준 최고 2위까지 치고 오르기도 했다. 보통 영화가 개봉하면 첫날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멀티플렉스 CGV 연령별 예매 분포를 보면 50대가 45.7%, 40대(26.1%) 순으로 많았다. 이어 30대(19.4%), 20대(7.9%)로 집계됐다.

김덕영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이 전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 자료, 주변 인물과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다. 이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독립운동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재임 기간 업적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객 사이에선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재조명했다는 평가와 긍정적 측면만 짜깁기했다는 비판이 함께 나온다. 또 제작사 트루스포럼이 영화표를 인증하면 푯값 전액을 되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 ‘사재기’ 논란도 일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념에 따라 서로 다른 평가를 내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보수 색채가 짙은 이 영화를 두고 여권의 유력 정치인들은 줄지어 관람을 인증하는 등 호평하는 중이다. 반면 야권에선 4·19혁명의 배경이 된 이승만 정권의 독재를 다뤄 ‘이승만 띄우기’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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