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폐지 못 줍게 된 지훈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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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등 수집해 생계유지
항암 치료 뒤 발등 괴사 시달려
퇴원 후 따뜻한 집 필요하지만
이사비 등 비용 마련 힘들어

지훈(가명·78) 할아버지를 처음 만나러 가던 날은 한파로 유난히도 시리고 추운 날이었습니다. 집 안은 냉기가 가득했고 할아버지는 난로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집은 예전에 사무실 겸 창고로 사용하던 조립식 건물로 난방이 되지 않습니다. 겨울이면 난방 텐트에 옥매트를 깔고, LPG 가스로 추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잠깐 방문한 사이에도 발이 시려 오래 있기 힘들었는데, 할아버지는 10년이 넘는 시간을 그곳에서 살아왔습니다.

20여 년 전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해 집을 나온 지훈 할아버지는 최근까지도 폐지와 재활용품을 주워 홀로 생활해 왔습니다. 주방과 화장실이 없어도 계속 창고에서 지낸 이유가 주운 폐지와 물건을 창고에 보관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식사는 햇반과 라면으로 해결하고, 화장실은 근처 공용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너무 추운 날에는 집에 있기 힘들어 트럭에서 책을 읽으며 낮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런 지훈 할아버지에게 위기가 닥쳤습니다. 심장 질환, 신장 질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이 2021년 폐암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수술과 입원 치료를 권했지만, 의료비를 포함한 생활비 부담으로 다섯 차례 방사선 치료를 통원 치료로 진행하고 이후 항암 치료를 받아 근근이 이겨냈습니다. 방사선 치료 중에도 새벽 4시에 집을 나서 종일 폐지와 재활용품을 주워 본인 생활비와 의료비를 감당해 왔습니다.

할아버지에게 일을 그만두고 생계비, 의료비라도 나라의 도움을 받으시라고 말씀드릴 때면 “내 가족도 돌보지 못했는데, 일할 수 있을 때까지 내 한 몸이라도 건사해야지. 읍사무소에서 반찬도 지원해 주고, 가끔 이렇게 방문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라고 말씀하시며 쓴웃음을 지으셨습니다. 할아버지에게는 슬하에 아들이 두 명 있는데, 20년 이상 연락이 두절된 아들에게 본인이 수급자를 신청하면 연락이 가고, 부담을 안겨야 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지난해 초까지 폐지를 주워 생활하던 할아버지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어 일을 그만두고 생계급여를 지원받게 됐습니다. 지금 어르신은 항암치료 이후 항암제 피부 특이 반응으로 발등에 괴사 증상이 진행돼 엉덩이 살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아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주거취약계층 주거 이전 신청으로 퇴원 후 따뜻한 보금자리로 옮길 수 있도록 주민센터에서 알아보고 있지만,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본인 부담금과 이사비를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할아버지가 안정된 보금자리에서 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기장군 장안읍행정복지센터 최미정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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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달 2일 자 경희 씨

지난 2일 자 ‘딸 뒷바라지가 걱정인 경희 씨’ 사연에 후원자 67명이 313만 6260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208만 6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경희 씨 가족의 체납금 상환과 딸의 학비 등으로 쓰일 예정입니다. 경희 씨의 딸은 “응원하신 분들의 감사를 잊지 않고 꼭 꿈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경희 씨 역시 “딸과 둘만 세상에 남겨져 혼자 고난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많은 분들의 응원을 보며 다시 살아갈 힘을 찾았다”며 막막한 현실 속에 희망을 준 많은 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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