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앞둔’ 고급 타운하우스 하자 1232건…입주예정자 ‘분노’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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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배수 불량 등 다수 하자 확인
비대위 “재시공 아니면 계약 해지”
시행사 “하자 인정…보수에 총력”

신진주역세권에 들어서는 파밀리에 피아체의 한 세대 모습. 누수가 발생해 계단 옆 벽이 젖어있다. 비대위 제공 신진주역세권에 들어서는 파밀리에 피아체의 한 세대 모습. 누수가 발생해 계단 옆 벽이 젖어있다. 비대위 제공

입주가 코앞으로 다가온 경남 진주시의 한 고급 타운하우스에서 하자가 대량으로 발견돼 입주예정자들이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신진주역세권 '파밀리에 피아체'에서 발생한 일인데,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계약취소와 손해배상을 해달라는 입장이다.

18일 입주예정자로 구성된 ‘파밀리에 피아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해당 타운하우스의 당초 입주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일과 4일 이틀 동안 사전점검이 진행됐는데, 입주까지 3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심각한 하자가 수없이 발견됐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누수다.

20~30세대 건물 내외부에서 누수가 발생했는데, 내부에는 벽지가 일어나고 몰딩이 물을 먹어 쳐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외벽 역시 누수로 벽이 젖어 있는 상태다.

비대위 관계자는 “누수는 정확한 발생 지점이나 원인을 찾기 쉽지 않고 건물 전체를 해체해야 하는 대공사가 발생하기 때문에 통상 중대하자로 본다”고 지적했다.

주차장 옆 창고 모습. 바닥에 물이 고여 있다. 비대위 제공 주차장 옆 창고 모습. 바닥에 물이 고여 있다. 비대위 제공

이 뿐만이 아니다.

배수도 원활하지 않다. 일부 주택의 경우 물이 빠지질 않다 보니 테라스 부분이 아예 진흙탕이 돼버렸다. 일부 세대는 우수기 때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을 지 걱정하고 있다.

또 모델하우스와 다르게 시공된 부분도 적지 않다.

비대위 측이 확인한 결과 건물 전체적으로 견출(면을 고르게 하는 마감처리)을 전혀 하지 않았고, 일부 자재도 모델하우스와 다른 것이 사용됐다. 특히 모델하우스에는 있었던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타운하우스 세대 수는 100여 세대로, 아직 분양이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 사전점검 당시 시공사 측이 집계한 하자는 1232건에 달했다. 이마저도 집 전체가 하자라며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은 세대가 적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실제 하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란 추측이다.

해당 타운하우스의 분양가는 7억 5000만 원 정도로, 부푼 꿈을 안고 입주만 기다리던 입주예정자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지금 상태에서는 도저히 살 수가 없다. 아이가 있는 집은 안전을 위협 받는 수준이다. 심각한 하자가 많아 배관 상태 확인과 주택 전체 해체를 통한 누수 문제 확인 등을 해준 후 모델하우스와 동일하게 재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세대 앞 테라스 모습. 배수가 불량해 땅이 진흙탕처럼 돼있다. 비대위 제공 세대 앞 테라스 모습. 배수가 불량해 땅이 진흙탕처럼 돼있다. 비대위 제공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정신적·금전적 피해를 호소하며 계약취소와 손해배상을 주장하고 있다. 또 모든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진주시가 준공허가를 내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진주시도 일단 하자 보수 전까지 준공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진주시의회 역시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제253회 임시회에서 현장을 둘러보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진주시 주택경관과 관계자는 “현장을 점검한 결과 입주예정일까지 보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입주예정자의 지적사항에 대해 시공사측의 조치가 완료된 후 사용검사 여부를 판단하겠다”며 “시공사측이 부실 공사된 부분을 최대한 빨리 보수를 마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행사 측은 하자를 인정하면서 다음달 중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보수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이다.

시행사 측 관계자는 “오는 28일 입주는 사실상 힘들다”며 “최대한 입주예정자들에게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진주시 가호동에 위치한 단지형 연립주택 ‘파밀리에 피아체’는 지하 1층~지상 3층, 전용 84㎡ 단일 주택형으로 지어지며 총 104가구 규모다.

타일을 뜯어내니 건물 안쪽까지 완전히 젖어 있는 상태다. 입주예정자들은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렵다며 해체 후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 제공 타일을 뜯어내니 건물 안쪽까지 완전히 젖어 있는 상태다. 입주예정자들은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렵다며 해체 후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 제공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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