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한 달간 업무보고…취임 2년차 ‘빈 드라이브’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빈대인 회장 등 경영진 자사주 21만주 매입
요식행위 대신 지난해 업무 성과도 점검
섬세한 리더십 대표되는 특유의 색깔 분석


BNK금융그룹 빈대인 회장이 지난달 그룹 계열사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 BNK금융그룹 제공 BNK금융그룹 빈대인 회장이 지난달 그룹 계열사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 BNK금융그룹 제공

다음 달 취임 1주년을 맞는 BNK금융그룹 빈대인 회장이 쇄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최근 빈 회장을 포함한 임원진이 21만 주 자사주를 매입하고 그룹 신년 업무 보고가 이례적으로 한 달간 진행됐다. ‘섬세한 리더십’으로 대표되는 빈 회장의 색깔이 그룹에 강하게 투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BNK금융그룹에 따르면 BNK금융그룹 빈 회장을 포함한 지주, 계열사 경영진 68명이 최근 자사주 21만 주를 매입했다. 빈 회장은 7550 원~7570 원 대의 단가로 1만 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영업 이익이 전년도보다 감소한 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 부양과 책임 경영 의지를 외부에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2020년 김지완 전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뒤 그룹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4년 만이다.

빈 회장의 책임 경영 의지는 지난달 신년 업무 보고에서도 그룹에 강하게 각인됐다. 통상 지주사, 핵심 계열사만 업무 보고를 진행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올해 그룹은 지난 한 달간 빈 회장이 직접 9개 계열사 신년 업무 보고를 진행했다. 취임 2년 차를 맞아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향후 2년의 청사진을 이번 업무 보고를 통해 그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룹 내부 출신답게 업무 이해도가 높고 신중하고 꼼꼼한 업무 스타일이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그룹 안팎에서는 분석한다.

빈 회장은 업무 보고 준비 과정에서 전 계열사에 올해 사업 내용과 함께 지난해 사업 재점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자신이 취임한 뒤 진행된 사업 전체를 들여다보겠다는 의미였다. 일부 계열사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업무 보고를 준비했는데 한 달 넘게 업무 보고에 매달리는 모습이 벌어지기도 했다.

빈 회장은 요식행위처럼 진행되는 업무 보고 대신 사업별 방향성 설정을 최우선 과제로 지시했다. 대표 계열사인 BNK부산은행 업무 보고 과정에서는 부산은행 직책 변경 방안도 논의됐다. 현재 대리, 과장, 차장, 부부장 등의 호칭이 아닌 일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사례처럼 ‘프로’ 등으로 직책 호칭을 바꾸는 것이다. 구체적인 변경 방식은 인사 부서에서 검토 중이나 기존 직책이 변경된다면 지역 은행 중 첫 사례가 된다.

이같은 빈 회장의 행보를 두고 ‘섬세한 리더십’으로 표현되는 빈 회장 특유의 실무 중시 스타일이 올해부터 강하게 색깔을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신년 인사에서 빈 회장은 그룹 곳간 관리를 책임지는 BNK금융지주 CFO(최고재무책임자)에 외부 인사인 JB금융그룹 출신 권재중 CFO를 선임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계열사별 재무 관리 기능을 지주 직속 체제로 전환해 권 CFO에 힘을 실었다. 또한 과거 특정 학교 위주의 ‘학맥’ 인사를 벗어나 달리 임원진 인사에서도 출신 학교 등에서 다양성을 추구하기도 했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 출신 회장의 이점을 취임 2년 차에 적극적으로 살려 나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내부적으로 많다”며 “실무를 중시하고 업무를 꼼꼼히 챙기는 빈 회장 스타일에 임원진부터 실무자들까지 과거보다 긴장하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