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핵무기' 경쟁 시대… 미국 "러시아, 새 무기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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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파괴 핵 EMP 연구
당국자들 "궤도에는 안 올라"
사용 시 극심한 혼란 초래 우려
북한 뒤따를 우려도 커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에서 국가 에너지 거대 가스프롬 설립 31주년 기념 영상 연설을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에서 국가 에너지 거대 가스프롬 설립 31주년 기념 영상 연설을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주 핵무기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정보당국에서 점점 구체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해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세계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을 정도로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핵 보유국의 우주 핵무기 배치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이 1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가 우주에서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핵 전자기파(EMP) 무기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 무기는 핵폭발로 엄청난 에너지파를 생성해 전 세계가 휴대전화 통화와 인터넷 검색 등에 의존하는 수많은 상업용 위성과 정부 위성을 마비시킬 수 있다.

앞서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지난 14일 하원 정보위원회가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그다음 날 브리핑에서 “위협의 구체적인 성격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지만 러시아가 개발 중인 대위성 역량과 관련됐다고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새 무기가 아직 개발 중으로, 지구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무기가 사용된다며 핵무기 역사상 가장 위험한 루비콘강을 건너며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일상생활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핵 EMP로 알려진 이런 종류의 신무기는 전자기 에너지 파동과 많은 전기 입자를 발산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들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은 수년간 EMP를 포함해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를 개발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을 추적해왔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사이에 핵 추진 위성 공격 능력을 개발하려는 러시아의 노력과 관련된 정보 보고가 잇따랐다. 러시아의 핵 EMP 개발 노력이 진전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신무기가 상업용 위성보다 높은 궤도를 도는 위성항법시스템(GPS)과 핵 지휘·통제 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CNN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무기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같은 궤도 공간에 있는 러시아의 위성에도 똑같은 피해를 주기 때문에 러시아에는 ‘최후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미 당국자와 소식통은 평가했다.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중국과 인도를 끌어들어 러시아를 압박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외교적 노력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17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중국과 인도의 외교 수장을 잇따라 만나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주에서 핵 폭발이 일어나면 미국 위성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 위성도 파괴될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재앙으로 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물러서도록 하는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에게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을 무시하는 만큼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과 인도가 나서서 말려야 한다는 것이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 중요성에 대한 중국의 평소 입장을 반복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주 조약을 위반하며 지구 궤도에 핵무기를 배치하면 북한 등 다른 나라도 뒤따라 할 수 있다고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우려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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