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도 수증기로 비대 전립선 축소시킨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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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 ‘리줌 시술법’

증기 쏘아 전립선 줄이고 요도 확장
최근 복지부 신의료기술 허가 획득
역행성 사정·발기부전·요실금 등
대표적 수술 후유증 개선 효과 확인
시술 간편, 재치료율 4.4% 불과
정경우 원장 부산 개원가 최초 시술

최근 보건복지부가 전립선비대증 신의료기술로 고시한 ‘리줌 시술’이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아 주목을 받고 있다. 고온 수증기를 커진 전립선 조직에 쏘는 리줌 시술을 하고 있는 정경우 원장. 정경우스마일비뇨의학과 제공 최근 보건복지부가 전립선비대증 신의료기술로 고시한 ‘리줌 시술’이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아 주목을 받고 있다. 고온 수증기를 커진 전립선 조직에 쏘는 리줌 시술을 하고 있는 정경우 원장. 정경우스마일비뇨의학과 제공

중년 노년층 남성의 전립선이 커지면서 빈뇨, 잔뇨, 야간뇨, 세뇨 등의 배뇨장애를 호소하는 것이 전립선비대증이다. 겨울철이면 골반과 전립선 주변 근육의 이완이 원활하지 못해 증상이 심해진다.

전립선은 방광 아래에서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밤톨 크기의 생식기관이다. 노화와 남성호르몬, 생활습관 등의 영향으로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요도가 좁아져 배뇨가 불편해진다.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면 수면장애로 이어지고 다음 날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그동안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약물, 수술, 시술 등의 방법이 시도됐다. 최근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허가를 받은 ‘리줌 시술’이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아 주목을 받고 있다.

■전립선비대증 약물·수술·시술

전립선비대증 초기에는 대부분 약물치료를 시도한다. 배뇨장애가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로 증상이 개선된다. 그러나 전립선 사이즈가 계속 커지면 약물 복용 효과가 점점 떨어진다. 약물 복용에 따른 성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전립선 비대 현상이 심해 방광이나 신장이 손상을 받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을 때, 또 약물 치료를 계속할 수 없을 때는 다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의 근본 치료법은 수술이다. 대표적 침습적 수술법으로 경요도적 전립선 절제술(TURP), 홀륨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 제거술(HoLep), KTP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 기화술(PVP) 등이 있다. 전립선을 잘라내기 때문에 수술 전보다 소변 배출 속도가 2~3배 개선되고 증상이 빨리 호전되지만 부작용도 따른다.

정경우스마일비뇨의학과 정경우 원장은 “전립선비대증 수술은 효과가 좋지만 후유증도 감수해야 한다. 수술 후에 사정 장애, 발기장애, 요도협착, 요실금 등이 후유증이 생길 수 있고, 재발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에 따른 후유증인 역행성 사정은 70~80%에서 생긴다. 발기부전은 5~10%, 요실금은 3~5%에서 생기는 것으로 보고된다.

수술로 인한 부작용 위험이 따르면서 최근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로 고시한 ‘리줌 시술’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줌 시술은 5년간의 임상을 통해 치료 효능과 지속성이 검증됐다. 특히 역행성 사정이나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 저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

■고온 수증기 이용한 리줌 시술

리줌 시술은 고온의 수증기를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전립선 조직에 103도의 수증기를 주입해 전립선 조직을 축소시켜 요도를 넓히고 배뇨장애를 개선하는 치료다.

시술은 요도를 통해 직경이 아주 작은 관을 삽입한 후 수증기가 나오는 구멍 12개가 뚫려 있는 바늘을 전립선 조직에 찌른다. 뜨거운 증기를 전립선 조직에 쪼여 조직 세포를 괴사시킴으로써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전립선 크기와 모양에 따라 주사 횟수가 달라지는데 평균 한쪽에 2번씩 총 4번 진행된다. 한 번 주사할 때마다 수증기는 9초 동안 방출되는데 시술은 5~10분이면 끝난다.

시술 후 전립선 부위 부종으로 배뇨가 곤란하므로 3~7일 정도 오줌줄을 유지해야 한다. 시술 2주 후부터 3개월까지 증상이 꾸준히 호전된다. 치료 부위와 주위 조직에 손상이 없으므로 부작용이 거의 없다. 다만 전립선 크기가 80ml 이상이거나 소변 정체, 요로 감염이 있는 환자는 주의하여 사용해야 한다.

환자와 상담하는 정경우 원장. 정경우스마일비뇨의학과 제공 환자와 상담하는 정경우 원장. 정경우스마일비뇨의학과 제공

■성기능 저하 등 부작용 없어 장점

리줌 시술은 근래에 도입돼 국내에선 아직까지 보고된 임상 결과가 없다. 미국 여러 병원에서 시술 후 5년간의 임상 성적을 비뇨기과학회지에 2021년 발표한 바 있다. 전립선 용적 30~80ml, 국제 전립선 증상점수(IPSS) 13점 이상, 소변의 양이 초당 15ml 이하인 환자 197명을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됐다. 연구 결과 리줌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시술 후 5년 이상 효과가 지속됐다. 수술 후 재치료율은 4.4%였고, 사정액 감소가 9%에서 나타났다. 발기력 저하는 없었다.

임상효과로 시술 전에 비해 IPSS 점수 48% 감소, 최대 소변 속도 44% 개선, 삶의 질 45% 증가로 조사됐다. 부작용으로 배뇨통, 혈뇨, 혈정액증, 빈뇨, 급박뇨, 소변 정체, 요로감염 등이 있었으나 3주 이내에 80% 이상 특별한 치료 없이 호전됐다.

리줌 시술 이외에 이미 도입돼 있는 비침습적 치료로 ‘유로 리프트’라는 전립선 결찰술이 있다. 전립선 비대조직을 결찰사로 묶어 요도를 넓혀줌으로써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방법이다.

유로리프트 시술은 재치료율이 1년 후 5%, 3년 후 10.7%, 5년 후 13.6%로 매년 계속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리줌 시술은 5년 후 재치료율이 4.4%에 불과하다. 유로리프트는 고정 금속이 방광 내로 돌출될 때 방광결석이 생기고, 전립선의 중엽 부위가 커져서 방광 내로 돌출됐다면 시술 받을 수 없다.

부산지역 개원가에서 첫 리줌 시술을 진행한 정경우 원장은 “기존의 약물치료와 수술은 장점도 있지만 성기능 저하 등을 호소하는 사례가 꾸준히 있었다. 새로 선보인 리줌 시술은 약물 치료 효과가 작은 환자, 성기능 보존을 원하는 환자, 전신 마취가 어려운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본원에서 시술받은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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