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상승세’ 야 ‘경고음’… 공천 마무리가 1차 변수
스텔스 공천·중진 험지 차출
국힘, 여론조사서 민주당 앞서
민주, 계파 갈등 여파로 ‘흔들’
공천 반발·지역 공약 등 분수령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51일 앞둔 19일 경기도 의왕시 한 상가 건물에 의왕·과천 선거구 예비후보들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집권 3년 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 중간 평가인 동시에 21대 입법부를 장악한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평가 성격을 갖는다. 각각 ‘86 운동권 청산론’과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운 양측은 총선 무대에 올릴 ‘선수’ 선발에 한창이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내부 잡음을 최소화하려는 이른바 ‘스텔스 공천’과 ‘낙동강 벨트 중진 차출’ 등으로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인 반면 민주당은 고조되는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 계파 갈등 속에 내부에서도 경고음이 요란하다. 30%에 달하는 중도층 공략을 위해 ‘제3지대’가 연합한 개혁신당은 출범 열흘 만에 격렬한 내분 속에 기로에 선 모습이다.
그러나 며칠 사이에도 판세가 요동치는 총선판에서 50일이란 시간은 충분히 길다. 첫 번째 변곡점은 여야 모두 영남과 호남 등 본격적인 ‘화약고’를 다뤄야 하는 공천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최근 여야의 상반된 기류는 여론조사에서 확인된다. CBS노컷뉴스·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지난 15∼16일 여론조사(1007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무선 100% 자동응답)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44.3%, 민주당 37.2%로 오차범위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한국갤럽의 지난 13~15일 조사(1002명, 표본오차 동일, 무선 100% 전화조사원 인터뷰)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3%포인트 상승한 37%, 민주당은 4%p 하락한 31%로 나타났다. 부산·울산·경남(PK)의 경우, 국민의힘이 47%로 22%인 민주당을 배 이상 격차로 따돌렸다. 무당층은 24%였다.
국민의힘 경우 지난달 출범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초반 대통령실과의 갈등 이후 안정세를 찾았고, 여기에 공천관리위원회가 별다른 진통 없이 초반 공천을 순조롭게 이끈 것이 여론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용산 참모 특혜 배제’ 원칙을 대체로 관철시킨 데다 서병수·김태호 등 PK 중진들을 험지인 ‘낙동강 벨트’로 차출하는 깜짝 카드로 유권자들의 초반 시선을 모은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민주당은 공천 초반 공관위가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친문 인사 배제를 시사하면서 달아오른 계파 갈등이 좀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이날 '의정활동 하위 20%' 명단을 각 현역들에게 통보하면서 4선의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국회부의장이 이날 탈당을 선언하는 등 공천 갈등이 비등점으로 치달았다.
친문인 송갑석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22대 총선은 도저히 지기 힘든 선거인데, 이게 흔들리고 있다”며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PK에서도 부산진을, 사하을 등에서 친문 인사들이 조기 낙천되고, 여기에 영입 인사의 부산 지역구 추가 투입설 등이 흘러나오면서 내부 긴장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의 풍향계를 읽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일단 여당이 발표를 미루고 있는 현역 ‘컷오프’(공천배제) 명단과 보류 중인 우선공천 지역에 대한 심사 결과에 따라 본격적인 후폭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 조해진 의원을 전략공천한 경남 김해을, 경선 지역인 사천남해하동 등에서는 벌써 낙천자들이 무소속 출마를 공언하는 등 반발이 가시화됐다. 남은 기간 친윤(친윤석열)계의 무혈입성이 도드라질 경우 한동훈표 시스템 공천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반대로 수세에 몰린 민주당이 공천 갈등을 조기에 매듭 짓는 동시에 특히 부산 공략을 위해 KDB산업은행 이전 반대 등에 대한 전향적 입장 변화를 보인다면 지역 표심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컨설팅업체 폴리콤의 박동원 대표는 “지금 여론조사 결과로 선거 판세를 가늠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면서 “당장은 거대 양당의 공천 마무리가 중요하고, 20%에 달하는 ‘제3지대’ 지지 표심이 막판에 어떻게 이동할지 여부도 박빙 지역 당락을 가를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