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선거 치르다 투표 관리원 23명 과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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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500만 명 규모 유권자
하루 만에 대선·총선·지선
2019년에도 무더기로 사망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투표 관리원들이 투표함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투표 관리원들이 투표함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억 명이 넘는 유권자를 관리하며 이른바 ‘세계 최대 1일 선거’를 치른 인도네시아에서 20명이 넘는 투표 관리원이 과로로 사망했다.

19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KPU)는 지난 14일 선거를 전후로 투표 관리원 23명이 과로 등으로 사망했으며 2800여 명이 건강 이상 증세를 호소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는 유가족에게 보상금으로 3600만 루피아(약 308만 원), 장례 비용으로 1000만 루피아(약 86만 원)를 지급할 계획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4일 투표관리원 아르만 라만시아(38) 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귀가했다. 그는 집에서 쉬다가 저녁 무렵 개표를 위해 다시 투표소를 찾았지만, 개표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 이드함 콜리크 선관위원장은 “투표 관리원들이 투표 전후로 오랜 시간 쉬지 않고 작업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억 500만 명에 달하는 유권자가 사전투표 없이 단 하루 6시간 안에 대선과 총선, 지방의회 선거 등을 치른다. 이 때문에 해당 선거 이벤트는 ‘세계 최대 1일 선거’로 불린다. 당국은 선거를 원활히 치르기 위해 82만여 개 투표소를 운영했고, 투표 관리원만 570만 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이런 초대형 선거를 하루에 진행하다 보니 투표 관리원들은 투표소 준비와 투표 관리, 개표, 검표 작업 등을 위해 선거 전후로 며칠 밤을 새우게 된다. 여기에 산간 마을이나 외딴섬에도 투표함을 운송해야 해 교통사고 등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2019년 선거 때는 투표 관리원과 경찰 등 894명이 사망하고 5175명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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