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빅텐트, 11일 만에 찢어져…이낙연 “새로운미래로 돌아간다”
이낙연 “(이준석 측) 특정인 낙인찍고 배제하려해…되돌아갈 수밖에”
김종민 “당직에 선거지휘권도 가져가…이낙연은 집에 가라는 이야기”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20일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오른쪽은 이날 여의도 새로운 미래 당사에서 합당 철회 기자회견 하는 이낙연 공동대표. 왼쪽은 한 시간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 하는 이준석 공동대표. 연합뉴스 제공.
제3지대의 ‘빅텐트’가 세워진지 11일 만에 찢어졌다. 개혁신당에 합류했던 이낙연 공동대표가 20일 ‘공식 결별’을 선언했다. 이준석 공동대표와 ‘총선 지휘권’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결과다. 이낙연 대표는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빅텐트의 붕괴는 총선 표심에도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면서 “그들(이준석계)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면서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대표의 이탈은 이준석 공동대표와의 총선지휘권 분쟁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낙연 대표와 함께 새로운미래 복귀를 선택한 김종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직도 이준석 대표 측이 원하는 대로 하고, 선거운동 지휘권도 이 대표 본인에게 달라고 하고, 공천권도 김종인에게 주자고 하면 이낙연은 집에 가라는 얘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김종인 공관위원장은 그쪽(새로운미래)에서 제안한 거라고 이야기했는데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이준석 대표는 공관위원장으로 함익병 씨를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새로운미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역 의원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의원들과의 접촉도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결별을 선언한 이낙연 대표 측이 폭로전을 펴며 공세에 나서자 이준석 대표는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면서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에 합류한 나머지 여러 구성원은 우리와 뜻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를 제외한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원칙과상식과의 통합은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빅텐트가 해체되면서 개혁신당이나 새로운미래 지지세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자노선을 선택한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정당 창당에 나선 ‘조국 신당’ 등 군소정당이 ‘각자도생’에 나선 것도 제3지대의 정치적 입지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거부한 녹색정의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로 4선의 심상정 의원을 선출했다. 심 원내대표는 “살신성인의 자세로 당의 총선 승리를 뒷받침하겠다”면서 “민생정치 1번지, 윤석열 정권의 퇴행에 맞서는 선명 야당으로서 녹색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또렷이 세워내겠다”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