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태종대 ‘핫플’ 카페 뜨자 불법주차 ‘몸살’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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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와이어 상부 정류장 인근
급경사 도로 ‘아슬아슬’ 주차
중앙선 침범 등 사고 위험도
“관광거점 조성 때 대비했어야”

부산 영도구 태종대 해양힐링로에 평일인 지난 13일에도 차량들이 불법 주차해 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부산 영도구 태종대 해양힐링로에 평일인 지난 13일에도 차량들이 불법 주차해 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주말마다 도로 갓길이 카페 방문객 불법 주차 차량들로 가득 찹니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 태종대 오션플라잉 테마파크 상부 정류장 A카페. 최근 이곳에서 만난 택시 기사 조 모 씨는 혼잡한 주말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카페 방문객 차량의 불법 주차로 일대 도로가 마치 주차장처럼 변한다는 것이다.

평일인 지난 13일에도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카페를 찾는 차량은 점점 많아졌다. 주차장 빈자리를 찾지 못한 차량들이 도로 갓길에 불법 주차하는 모습도 연이어 포착됐다. 이미 불법 주차한 차량 뒤에 차량을 대는 운전자도 보였다. 이들 차량에서 불과 10m가량 떨어진 곳에는 주차 금지 표지판이 버젓이 세워져 있었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A카페는 지난해 12월 구청이 조성한 태종대 오션플라잉 테마파크(집와이어) 상부 정류장에 문을 열었다. 집와이어 상부 정류장과 붙어 있는 A카페는 탁 트인 곳에서 먼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빠르게 영도구 핫플레이스가 됐다.

그러나 18면에 불과한 주차 공간이 불법 주차를 촉발했다. 마땅히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방문객들이 카페 바로 앞 도로 갓길에 주차하는 것이다. 카페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이 도보 기준 20분가량 거리에 있는 탓에 대부분 방문객은 차를 타고 이곳을 찾아 주차난을 부추겼다.

문제는 이곳 도로가 급경사 곡각지여서 갓길 주차한 차량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실제 이날 이곳 도로를 내려오는 한 차량이 갓길 주차를 피해 중앙선을 침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불법 주차를 하는 방문객들도 사고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인한 불편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주말에는 갓길 주차마저도 할 곳이 없다”며 “주차장이 부족해서 불편하고 아슬아슬하다”고 말했다.

영도구청은 오는 4월까지 A카페 인근에 70면 짜리 주차장을 지어 불법주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차장과 집와이어 상부 정류장을 잇는 셔틀버스를 운행해 주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게 구청 판단이다.

영도구청은 또 상부 정류장 인근 도로에 갓길 주차를 허용하는 방안을 두고 경찰과 논의 중이다. 약 80m 거리에 달하는 차선 일부를 갓길 주차 허용 구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그러나 영도구청이 짓고 있는 주차장은 A카페가 있는 상부 정류장과 직선거리로 700m가량 떨어져 있다. 거리가 꽤 먼 탓에 불법 주차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영도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불법 주차 문제는 구청도 알고 있다. 주차 차단봉 설치 등으로 불법 주차를 막겠다”며 “마을버스 도입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 교통 수요 분석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태종대 관광거점으로 주목받는 시설이 들어서는 시점에 맞춰 주차장, 대중교통 연결 등 교통 인프라를 구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아대 김회경 도시공학과 교수는 “원래도 교통이 복잡한 태종대에 관광 시설이 들어설 경우를 대비한 수요 예측이 실패한 게 아닌가 싶다”며 “향후 태종대 단위 개발 사업을 고려할 때, 주차장 확충이나 셔틀버스 노선 연장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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