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트럼프 재선 대비해 로비 강화
미 대표 철강기업 인수 발표에
트럼프 측 “즉시 막아야” 반발
일, 로비 기업 3곳과 신규 계약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웃으며 지지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것을 대비해 지난해 로비 활동비를 13% 늘리는 등 미국 내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미 일본대사관은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가 가까운 로비 기업 ‘발라드 파트너스’ 등 로비 관련 업무 등을 처리하는 3개 회사와 새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주미 일본대사관이 계약한 로비 기업은 총 20개 사로 늘었다. 미국 정치자금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일본 정부 관련 로비 활동 지출액은 지난해 4934만 달러(약 660억 원)로 전년보다 13.4% 증가했다. 닛케이는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동향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본이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발라드 파트너스’는 2016년 미 대선 당시 플로리다주의 트럼프 후보 선거 모금책을 맡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과 30년 가까이 교류해 온 브라이언 발라드가 대표를 맡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18년 이 회사를 트럼프 정권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스트라고 평가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에서 로비 활동의 중요성을 재인식했다고 전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일본제철이 지난해 12월 미국 대표 철강기업인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18조 30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미국 정치권에서 나온 강한 반발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들에게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즉시, 무조건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닛케이는 “일본은 로비를 강화하지만, 엔화 약세로 고민하고 있다”면서 “발라드 파트너스 비용은 월 2만 5000달러(약 3300만 원) 정도이며 로비 업체 요금이 최근 급격히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