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하위 30%’ 모르는 경선… ‘마타도어’ 등 신경전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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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하위 30% 발표 안 해
경쟁자 ‘낙인찍기’·현역 난감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내주 부산을 비롯해 영남권 총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실시하지만 당락을 가를 현역 평가 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출마자들 간 이를 둘러싼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 교체지수 평가를 통해 ‘하위 10% 이하’ 현역은 공천 배제(컷오프)하고, ‘하위 30% 이하’에 해당되는 현역 의원들에 대해서는 경선 득표율의 20%를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울산·경남(PK)은 서울 송파·강원과 한 데 묶여 현역 컷오프 3명, 감점은 8명이 적용될 예정이다. 공관위는 컷오프 현역의 경우, 이르면 21일 오후 개별적으로 알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관위는 경선 감점이 적용되는 하위 30% 이하 명단에 대해서는 사전 통보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장동혁 사무총장은 “(하위권에)비율로는 영남권 의원이 가장 많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득표율의 20% 감점은 현역과 원외 도전자 간 접전이 예상되는 일부 지역에서는 승패를 가를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 경선일 경우, 현역이 55%를 득표해도 44%가 되기 때문에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정치 신인, 여성 등에겐 가점이 주어지는 데다, 특히 15% 감점을 미리 받는 동일 지역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추가 감점을 받을 경우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가 하위 30% 명단을 사전 고지하는 대신 경선 결과와 함께 발표할 가능성이 커지자 부산 등 영남권 일부 원외 경선주자들은 경쟁 중인 현역이 하위권이라는 얘기를 은연중 흘리는 모습도 감지된다. 반대로 현역들은 “나는 하위권이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도 “경쟁자 측에서 마타도어를 하지만, 나서서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공관위가 단수, 우선, 경선 등 공천 결과 발표가 보류된 지역구 현역이 컷오프 대상이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자, 일부 현역 의원 측은 이날 “공관위 확인 결과, 경선 지역으로 확정됐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급히 발송하는 등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공관위가 탈당 등 내부 잡음을 의식해 지나치게 비밀주의를 고수,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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