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6선 고지’ 2인방, 엇갈린 행보·상반된 분위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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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험지 출마 요구 수용
구·시의원 합류, 지원 본격화

조경태, 지역구 고수로 경선
측근들 조직 이탈 등 혼란 가중

국민의힘 공천 국면이 후반부에 접어드는 가운데 부산에서 6선 고지 도전에 나선 서병수, 조경태 의원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4·10 총선에서 생환할 경우 두 사람 모두 국회의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는 공통 분모 속 선거 과정에서의 행보나 분위기는 철저히 상반되면서 더욱 주목받는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5선인 서 의원과 조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올라 국회에 재입성하면 자연스레 국회의장 후보군에 포함된다. 여기다 윤석열 정권에서는 당내 ‘비주류’로 분류된다는 점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하지만 22대 총선을 앞두고 이들이 걸어가는 길은 사뭇 다르다. 먼저 서 의원은 당의 험지 출마 요청에 화답, 자신의 지역구를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불과 50여 일 앞둔 지난 18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그를 북강서갑 후보로 최종 확정한 것이다.

이에 서 의원은 지난 20일 부산 북강서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득표 활동에 돌입했다. 오는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뒤 선거대책위원회 등을 발족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에는 북구 기초·광역 의원들이 합류해 서 의원 승리를 도울 전망이다. 또한 일부 예비후보들이 서 의원 우선추천에 반발하는 기류가 있지만 서 의원 특유 ‘포용의 정치력’을 발휘, 공약 수용 등의 형태를 통해 끌어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반대로 조 의원은 당내 중진 험지 출마 요구 분위기 속 일각에서 제기된 사하갑 조정 배치설 속에서도 17대부터 이번 21대 총선까지 내리 5선을 지낸 자신의 지역구 사하을을 고수했다. 그 결과 정치 신인 정호윤 예비후보와의 경선이 확정됐다. 두 사람의 대결은 5선 중진의 ‘골리앗’과 사하을 첫 도전인 ‘다윗’의 대결로 설명된다.

조 의원은 지역 기반이 탄탄한 인사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경선이 확정된 이후 사하의 전현직 기초·광역 의원들이 상대인 정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선거가 어렵게 흘러가는 형국으로 읽힌다. 현역 광역·기초 의원들이 국회의원 경선을 앞두고 현직 국회의원이 아닌 정치 신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1일 조 의원 핵심 측근 인사로 꼽히는 이복조·성창용 시의원과 송샘 구의원이 “국민의힘이 젊은 후보를 통해 변화를 보여주어야만 민주당을 이길 수 있다”며 정 예비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지역 정가에 파장이 일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서병수, 조경태 의원 모두 각자의 캐릭터가 확고한 정치인들”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총선에서 두 사람이 보여준 정반대의 모습이 향후 경선, 본선에서 유권자들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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