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미쉐린 1스타 선정 요리 방향성 굳힐 계기 됐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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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부산 43곳 보니

1스타 모두 개업 5년 안 된 식당
글로벌 미식 관광에 탄력 기대
돼지국밥집 3곳 포함됐지만
부산 향토 음식 저평가 아쉬워

22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레스토랑 셰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2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레스토랑 셰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미식가들의 바이블로 불리는 ‘미쉐린 가이드’에 부산 식당들이 이름을 올리면서, 글로벌 미식도시 부산의 첫 걸음이 시작됐다. 22일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에는 부산 43곳의 레스토랑이 이름을 올렸다. ‘요리가 훌륭한 레스토랑’의 의미인 1스타 레스토랑에도 부산 레스토랑 세 곳이 포함됐다.


■“요식업 구원 투수 되길”

이번에 1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세 곳의 레스토랑 모두 오픈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곳들이다. 해운대구에 위치한 일식당 모리는 2021년 문을 열었다. 일본에서 요리를 배운 김완규 셰프가 일본인 아내와 함께 운영하며, 정통 일본 코스요리를 선보인다. 부산에서 난 해산물과 제철 농산물을 이용해 새로운 메뉴를 구성해나가고 있다. 김완규 셰프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아침에 시장 가서 신선한 식자재를 구입해 맛있는 요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해운대구 달맞이고개에 자리 잡은 피오또는 이동호·김지혜 부부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피오또는 이번에 그린 스타 레스토랑으로도 선정됐다. 이동호 셰프는 “그린 스타는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 1스타는 예상하지 못해서 얼떨떨하고 실감나지 않는다. 이번 미쉐린 선정을 계기로 요리에 대한 방향성을 확고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팔레트는 2019년 연말 남구 용호동에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찾아오면서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뚝심 있게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 갔다. 김재훈 셰프는 “미쉐린가이드를 계기로 부산 시장 자체가 좋아지고 외식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로벌 미식 관광 기대감

이번에 공개된 미쉐린 가이드는 국내 8번째 에디션이다. 그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발간돼 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부산이 포함됐다. 이날 미쉐린 코리아 제롬 뱅송 대표는 "역동적인 부산에서도 미식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서울과 부산의 미식 문화가 발전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미쉐린 가이드를 통해 해외 미식가들과 공유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를 총괄하는 인터내셔널 디렉터 그웬달 뿔레넥은 축사에서 "미쉐린 가이드와 함께 부산의 미식 문화에 새로운 혁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쉐린 가이드 선정을 계기로 글로벌 미식 관광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미식이 여행지 결정의 주요한 동기이자 대표 체험 활동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부산은 풍부한 해산물과 피난생활 등의 배경으로 팔도 음식이 섞인 다채로운 식문화를 보유한 도시다. 이번 미쉐린 가이드 선정이 지역 레스토랑 성장의 동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요리를 선보이는 '빕 구르망', 좋은 요리를 제공하는 '셀렉티드 레스토랑' 등에 부산 향토 음식이 소외돼 아쉽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곳 중 부산의 대표 음식인 돼지국밥 식당은 3곳 포함됐으나, 밀면 식당은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박상현 맛 칼럼니스트는 "빕 그루망이나 셀렉티드 레스토랑의 경우는 지역성이나 지역의 스토리를 담아낸 레스토랑을 많이 배치시키는 것이 관례였는데, 이번 결과로 봤을 때 부산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부산의 향토음식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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