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주택 많은 부산 원도심… 수리 지원 활발해도 역부족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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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낮은 가구 주택에 지원
근본적 환경 개선엔 역부족

부산 동구 산복도로 일원. 부산일보DB 부산 동구 산복도로 일원. 부산일보DB

부산 동구 등 원도심에서 수리가 필요한 노후 주택에 사는 주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거지 수선 사업을 매년 진행해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있지만, 주거 문제를 해소할 근본적 대책이라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부산 동구청은 다음 달부터 ‘2024년 동구 주거급여 수선유지급여사업’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소득이 낮아 열악한 생활 환경에 놓인 ‘주거급여 수급자’를 위해 주택을 수선해 주는 사업이다. 중위소득 48% 이하인 주거급여 수급자 중 본인이 보유한 주택에 사는 주민이 대상이다.

올해 동구 주거급여 자가 수선 사업에는 국·시·구비 등 19억 500만 원을 투입한다. 침수 우려 주택 16호, 대보수 44호, 중보수 74호, 경보수 156호 등 총 290호 수선이 목표다. 고령자 편의시설 161호, 장애인 편의시설 90호에 대한 수선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대보수는 지붕·욕실·주방 개량 등에 1241만 원, 중보수는 창호·단열·난방 공사 등에 849만 원, 경보수는 도배·장판 등에 457만 원 이내로 수선을 지원한다. 보수 범위별 수선 주기는 각각 7년, 5년, 3년이며 지원 금액 안에서 냉방 설비, 입주 청소, 소독 지원도 가능하다.

동구는 지난해 이 사업에 부산 16개 구·군 중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간 지역이다. 한 해 15억 1000만 원을 투입해 총 237호를 수선했다. 2022년에 이어 부산 기초지자체에서 가장 많은 실적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해운대구는 13억 5000만 원, 같은 원도심인 서구는 11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수영구에는 2억 8000만 원이 투입됐는데 그만큼 동구에 수선이 필요한 주택이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원도심과 산복도로에 주택이 많은 동구는 주거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주거지 수선 사업을 이어가도 역부족한 게 현실이다. 동구청 생활보장과 관계자는 “산복도로에 있는 주택이나 오래된 아파트 등에 수선이 필요한 집이 많다”며 “워낙 오래된 수급자 주택이 많은 데다 여름에는 침수 우려가 커져 차수판 설치도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와 부산시 예산을 지원받는 이 사업은 구·군에서 대상자를 관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선을 도맡는다. 주거급여 수급 자격, 가족 수, 소득 등을 고려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매년 수선 유지 사업과 유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주거 수선이 필요한 열악한 가구가 많다”며 “점차 확대되는 주거 서비스 수요에 적극 대응해 취약 계층 주거 안정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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