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보다 위험천만한 어선, 중대재해처벌법 직격탄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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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처법 지난달 50인 미만 확대
연근해어업도 적용 대상 포함
2022년 어선 인명 사고 83명
제주연구원 “예방 대책 필요해”

제주연구원은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의 국내 연근해어업 사업장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통발어선에서 어선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제주연구원은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의 국내 연근해어업 사업장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통발어선에서 어선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달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적용되면서 상시 근로자 50명 미만의 국내 연근해어업 또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업 환경이 육상보다 열악한 어선은 해마다 인명 피해가 끊이질 않지만 관련 예방책이 부실해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연구원은 최근 ‘제주 어선원 조업환경 실태와 개선 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확대 적용되면서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인 연근해어업도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보고서는 연근해어업 사업장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먼저 어선원들의 안전한 조업 보장과 인명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 장비를 개발·보급하고 착용을 의무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수부 제1차 어선안전조업기본계획에 따르면 어선원들은 ‘업종 특화 조업 안전 장비 개발·보급이 필요한 편이다’에 92%, ‘구명조끼 개발·보급을 위한 재원 마련과 착용 의무화가 필요한 편이다’에 90%가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정확한 연근해어업 실태 파악을 위해 관련 통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현재 선원법 적용을 받는 20t 이상 어선은 해수부 산하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에서 전국 어선원 수를 통계로 발표하고 있지만 지역별 어선원 수는 발표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20t 미만 어선원은 아예 고용 실태가 파악되지 않는 실정이다. 여기에 바다 위 다양한 위험 때문에 젊은 세대의 기피가 심해지고 있어 어선원 소득 보전과 복지 강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를 담당한 제주연구원 좌민식 연구위원은 “제주에서는 매년 어선 실종·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사망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에 해당하기 때문에 연근해어업의 중대재해 예방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 확보 의무 조치를 소홀히 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다. 기업의 안전 조치를 강화해 중대한 산업 재해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2022년 1월 27일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적용됐다.

특히 어선은 산업 특성상 노동 비중이 높고 해상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렵고, 위험하고, 작업 환경이 열악한 이른바 ‘3D 산업’으로 불린다. 실제 제주연구원이 선원 5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한 결과, 승선하고 있는 어선 조업환경에 대해 ‘열악하지 않은 편’이라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보통(54%) 혹은 열악한 편(36%)이라고 답했다.

어선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해마다 끊이질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 따르면 가장 최근 자료인 2022년 기준 어선 사고는 1718건 발생했고 83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범위를 넓히면 총 439명이 사망·실종됐다.

사고 이유로는 실족이나 어구의 신체 가격, 선내 추락 등 안전사고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어선에서는 그물이나 줄을 잡아당기는 기계인 ‘양망기’에 끼임 사고가 자주 발생하며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부산항에서는 2022년에 인명 사고가 없었지만 2019년과 2020년에 2명씩, 2021년에는 3명의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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