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천전리 각석’→‘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이름 바꾼다
국보 지정 50년 만에 명칭 변경
“보편적 명칭 ‘암각화’가 더 적절”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 울산시 제공
우리나라 최초로 발견된 암각화 유적인 ‘울주 천전리 각석’의 명칭이 국보 지정 50년 만에 ‘울주 천전리 명문(銘文)과 암각화’로 바뀐다.
울산시는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생활상을 모두 엿볼 수 있는 문화유적의 학술 가치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1973년 국보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각석’의 명칭을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변경한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열린 심의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천전리 각석의 명칭 변경을 원안 가결했다.
울주 천전리 각석은 태화강 물줄기인 대곡천 중류 기슭에 앞으로 약 15도 기울어진 길이 9.5m, 높이 2.7m 크기 평평한 바위 면에 기하학적 무늬와 사슴, 반인반수(半人半獸 : 머리는 사람, 몸은 동물인 형상), 배, 기마행렬도 등이 새겨진 암석이다.
또 800자가 넘는 글자가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대에 두 차례에 걸쳐 새긴 것으로 추정되며, 신라의 관직명과 조직 체계에 관한 언급도 있다. 화랑들 이름도 확인되는데 이곳에서 화랑들이 수련했으리라 추측도 한다. 동국대학교박물관 학술조사단에 의해 1970년 12월 24일에 발견됐다.
국보 지정 당시에는 기하학적 문양 등이 표현된 암각화보다 제작 시기와 내용이 명확한 신라 시대 명문이 학술 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면서 ‘각석’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후 다양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학계에서도 ‘각석’ 보다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명칭인 ‘암각화’가 “더 적절하다”는 의견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실제 국내 약 30곳의 암각화 유적 중 ‘암각화’가 아닌 ‘각석’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유적은 천전리가 유일하다.
울산시는 “현재 추진 중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명칭인 ‘반구천의 암각화’로 두 유산의 명칭을 통일해 동일 유산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계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