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중단’ 김해 부경동물원 동물들, 청주로 떠난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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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후 남겨진 동물 13마리 중
암컷 호랑이 심장질환 진단 받아
시, 동물들 청주동물원 이송키로


부경동물원에 남겨진 백호가 지난 22일 진행한 건강검진에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시 제공 부경동물원에 남겨진 백호가 지난 22일 진행한 건강검진에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시 제공

지난해 8월 영업을 중단한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 남겨진 동물들이 이르면 다음 달 청주동물원으로 떠난다. 이 동물들은 최종 분양 장소가 확정될 때까지 청주동물원에서 머물며 적절한 건강 관리 등을 받게 될 전망이다.

경남 김해시는 부경동물원에서 생활하던 동물들을 청주동물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충북 청주시와 부경동물원,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 관련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현재 부경동물원에는 호랑이와 사자, 타조, 알파카, 뱀, 라쿤을 포함한 동물 13마리가 남아있다.

남겨진 동물 중 수컷 호랑이가 올해 초 고령을 이유로 폐사하면서 시는 지난 22일 청주시와 한국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의 협조를 받아 부경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진행했다. 검진에 투입된 수의사 4명과 수의학과 학생 8명은 호랑이 심장 초음파, 치아 엑스레이, 라쿤 혈액 검사 등 동물들의 영양 상태와 질병 유무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암컷 호랑이가 심장질환을 앓고 있으며 약 복용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시는 검진 이후 동물들의 최종 분양 장소가 결정될 때까지 부경동물원에 남아있는 동물들을 청주동물원으로 옮겨 돌볼 수 있도록 부경동물원 측에 동의를 얻었다.

김해시 이용규 환경정책과장은 “청주시와 동물단체의 관심과 도움으로 부경동물원 동물들이 더 나은 곳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빨리 이송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2013년 경남 유일 민간 동물원으로 설립된 부경동물원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지난해 8월 영업을 중단하고 11월 등록을 취소했다. 한때 이곳에는 맹수와 대형동물 등 600여 마리가 살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었고 결국 지난해 ‘갈비뼈 사자’ 논란 등으로 폐업했다.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비쩍 말라 갈비뼈 사자로 불리며 안타까움을 샀던 수사자 ‘바람이’는 지난해 7월 공영동물원인 청주동물원으로 먼저 옮겨졌다. 바람이는 이제 살집이 제법 붙은 건강한 모습으로 새로운 보금자리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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