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 증상 없어 발견 어렵고 생존율 낮아”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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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췌 질환의 최신 치료법

주요 암 중 5년 생존율 가장 낮아
간암 39.3%·췌장암 15.9% 그쳐
3cm 이상 담낭결석·1cm 이상 용종
암 진행될 위험 높아 수술로 제거
건강검진서 발견 쉽지 않은 췌장암
황달·체중 감소·등 통증 땐 의심을

담낭절제술을 하고 있는 해운대부민병원 외과 이태범 과장. 3cm 이상의 담낭 결석과 1cm 이상의 담낭 용종은 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해운대부민병원 제공 담낭절제술을 하고 있는 해운대부민병원 외과 이태범 과장. 3cm 이상의 담낭 결석과 1cm 이상의 담낭 용종은 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해운대부민병원 제공

간담췌 질환은 간, 담도, 췌장에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말한다. 악성 종양의 경우 특별한 자각이 없고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5년 생존율을 비교해 보면 간암 39.3%, 담낭 및 담도암 28.9%, 췌장암 15.9%로 주요암 중에서 가장 낮다. 췌장암의 경우 전체암 생존율(72.1%)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조기 진단이 어려워 암을 발견할 시점에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간담췌 질환의 치료법에 대해 해운대부민병원 외과 이태범 과장으로부터 들어 봤다. 이 과장은 그동안 간암 수술 150회, 췌장암 50회, 담낭 및 기타 담도암 50회, 복강경 담낭절제술 2500회 등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대학병원 재직 때에는 500회 이상 장기이식 수술에도 참여했다.

-간 질환의 원인과 최근 트렌드는.

“간질환의 가장 큰 원인으로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가 꼽힌다. 예방접종 시행과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로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은 감소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알코올에 의한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지방간은 간경변과 간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다.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비만 당뇨 등의 대사성 질환이 간 질환의 또 다른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간암의 효과적인 치료법은.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대표적인 간암 치료법은 간절제술과 간이식이 있다. 복강경을 이용한 간절제가 꾸준히 시행되고 있으며 많은 연구에서 안전성에 대한 보고가 나오고 있다. 초기에는 간낭종, 간포충낭, 다낭성 간질환, 간세포선종, 국소 결절성 증식증 등의 양성 간질환에만 적용되다가 최근에는 간세포암종, 전이성 간종양 등 악성 간질환까지 복강경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물론 모든 암 수술이 복강경으로 수행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외과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적절한 수술 기법을 선택하게 된다.”

-간암은 재발이 높은 암인데.

“간암 절제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재발률이 20%를 넘는다. 간암이 B, C형 바이러스 간염으로 주로 발생하는데 절제 후에도 간염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술 후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간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금주와 금연은 필수다.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이나 엑기스 등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면 간의 손상이 올 수 있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담낭, 담도와 관련된 대표적 질환은.

“결석과 용종이 주로 문제가 되는데 담낭(쓸개)과 담도에 생길 수가 있다. 담석은 담즙이 응고돼 만들어진 돌이다. 담즙의 구성 성분인 콜레스테롤 과다로 생긴 콜레스테롤 담석이 대부분이다. 고칼로리 음식과 비만 또는 다이어트 과정에서 갑작스런 콜레스테롤 변화가 와서 담석이 생긴다. 그 외에 탄수화물 과다 섭취, 기생충 감염 등으로 담즙 성분 중 빌리루빈이 응고된 색소성 담석 등도 있다.”

-담낭 결석증과 담낭 용종의 치료와 예방법은.

“3cm 이상의 담낭 결석과 1cm 이상의 담낭 용종은 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담낭 결석이 3cm 이상이면서 오래된 경우는 돌이 담낭 점막을 자극하면서 염증 변화를 일으켜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담낭 용종은 1cm 이상이면 암 발병 가능성이 10% 정도 되기 때문에 제거를 해야 하며 그 미만일 경우에는 경과를 관찰한다. 결석증과 용종을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이 축적되지 않도록 비만을 치료하고 과음과 흡연을 피하면서 좋은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담낭이 없어도 지장은 없나.

“없어도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 일시적으로 소화가 안 되거나 설사를 할 수 있지만 대부분 회복된다. 담낭은 소화액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제거하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만 결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거나 염증이나 암이 생길 수 있어 해로움이 크다면 제거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췌장염의 특징은.

“췌장염은 담도결석이 췌장액의 배출을 막아 생기는 경우와 만성 음주와 폭음 등 알코올 섭취가 발병 원인의 70%를 차지한다. 그 외에도 외상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염, 항암제 등에 의한 약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급성 췌장염 환자 대부분이 상부 복통을 호소하며 절반 정도는 등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누웠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등을 구부리거나 앉으면 완화된다.”

-췌장암의 발병 원인과 증상은.

“흡연, 만성췌장염, 당뇨병, 가족력, 고지방 식사 등이 주요 위험 요인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발병률이 2~3배 높고,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2배 흔하게 생긴다.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과 황달, 체중 감소이다. 췌장의 몸통 또는 꼬리 부분에 암이 발생한 경우 크게 성장할 때까지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발현될 시점에는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췌장은 몸속 깊숙이 위치한 장기여서 건강검진에서도 발견이 쉽지 않다. 주요 증상을 알아 두고 자신의 몸에서 작은 징후라도 나타났을 때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췌장암 치료의 최근 경향은.

“이전에는 췌장암이 확인되면 수술을 포기하거나 수술을 하더라도 암세포가 남을 때가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해 암조직 사이즈를 줄이고 수술을 진행함으로써 생존 기간이 길어지고 재발도 줄었다. 수술로 암을 제거해도 재발 확률이 높기 때문에 보조적으로 항암 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하기를 권한다. 외과적인 절제가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약 6개월로 정도다. 췌장암의 증상을 완화하고 생존 기간 동안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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