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전립선비대증 신의료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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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주 삼육부산병원 비뇨의학과 과장

최근 건강하고 행복하게 나이듦을 의미하는 ‘웰에이징(Well-aging)’에 대한 관심이 높다. 노화는 피할 수 없으니, ‘잘’ 늙자는 것이 핵심이다. 부산은 8대 특별·광역시 중 고령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발병하기 쉬운 전립선비대증 환자도 서울, 경기 다음으로 부산이 많다.

전립선비대증은 중장년 남성들의 삶의 질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이다. 60세까지 남성의 절반, 85세까지 남성의 약 90%가 전립선비대증을 경험한다. 소변 줄기가 가늘고 약해지거나 소변을 보고 나더라도 마려운 느낌(잔뇨감)이 남아 있는 증상이 대표적이고, 야간 빈뇨로 인해 잠을 설치거나, 참을 수 없는 요의인 절박뇨를 호소하기도 한다.

문제는 증상이 있어도 병원 방문에 대한 꺼림과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대로 방치하고 체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립선비대증은 오랜 기간 방치될 경우 급성 요폐 증상이나 요로 감염, 신장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배뇨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희소식은 보다 안전하게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는 점.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증받은 ‘수증기 이용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로 전립선비대증 치료 패러다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국내 최초로 삼육부산병원에서 이 시술을 도입해 지역민들에게 빠르게 신의료기술을 활용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약물 치료가 어렵거나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면 ‘경요도적 전립선 절제술’이나 ‘홀뮴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 광적출술(홀렙수술)’ 등의 수술을 고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는 출혈, 요로감염이나 발기부전, 역행성 사정 등 성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수증기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은 삽입한 제품이 남지 않으며, 절개도 필요하지 않고, 약물 관련 부작용 없이 받을 수 있는 최소 침습적 치료다. 요도를 따라 삽입된 전달 장치를 통해 전립선 조직에 수증기를 방출해 수증기 에너지로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축소시켜 제거한다. 치료 효과 지속성 측면에서도 5년 추적 관찰 결과 재수술률이 4.4%에 불과할 정도로 다른 미세침습치료법보다 낮았으며, 환자가 경험하는 불편감이나 통증도 적었다. 또한 발기 기능 부작용 및 기타 성기능 관련 부작용도 경미해 성기능 보존 가능성도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수증기 이용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로 환자들은 통상 시술 4~6주 정도 후에 증상이 완화되기 시작해 최대 3개월 이내에 최대 효과가 나타나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개선될 수 있는 질환이니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전신 마취가 어려운 환자, 약물 복용을 원치 않는 환자, 성기능 보존을 원하는 환자에게 기존과 다른 새로운 대안이 등장한 만큼, 보다 많은 환자들이 전립선비대증을 현명하게 치료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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