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금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과 나눔이 더 값지죠”
강창순 황토식품 대표
지난달 부산사랑의열매 ‘아너’ 가입
사하구의용소방대장 역임 등 ‘봉사왕’
“지금까지 받은 온정 되돌려주고 싶어”
강창순 대표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분수대로 살면서 은행 저축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나눔을 실천하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온다”고 말했다.
“2021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하고 싶었으나 그때는 코로나 등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몰라 가입을 미루고 있었는데 이번에 아너 회원으로 가입하게 돼 기쁩니다.”
지난달 부산사랑의열매 아너 소사이어티 344호 회원이 된 부산 사하구 장림동 (주)황토식품 강창순 대표이사는 이 같이 가입 소감을 전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랑의열매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액 기부자 클럽으로 1억 원 이상 기부 또는 1년에 2000만 원씩 5년간 기부를 약정할 경우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강 대표는 “마음을 비우고 나니 비운 만큼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세금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과의 나눔이 더 값지다”고 강조했다.
경남 합천군에 태어난 강 대표는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기성회비를 내지 못할 만큼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힘들고 어려웠던 만큼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무료 급식 봉사와 다양한 나눔 활동을 실천해 오고 있다.
1969년 창업한 황토식품은 지난 50년간 견과류, 건어물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해외 5개국에 수입과 수출을 하고 있다. 아들 동우 씨는 영업, 며느리는 방화관리자로, 딸 민지 씨와 사위는 제품 생산을 맡아 가족 회사로 운영하며 이제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줬다.
강 대표는 지역사회에서 ‘봉사왕’으로 불린다.
2004년 사하구 의용소방대 창설 소방대원으로 지원해 ‘베테랑’으로 활동하다, 2019년 대장으로 취임했다. 그 후 정년 65세를 맞아 2022년 소방대를 떠나 고문이 됐지만 아직도 봉사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아들 동우 씨도 아버지를 뒤이어 의용소방대에 들어가 의용소방대 부자로 이미 소방대에서 유명인이 됐다.
강 대표는 “미약하지만, 지역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앞으로도 이웃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고, 아들 동우 씨도 “아버지와 함께 서로 힘을 모아 봉사 정신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의 3평 남짓 사무실에는 그동안 봉사 활동과 라이온스 355-A지구 엑스포클럽 총재 고문 등의 활동으로 받은 국민훈장 ‘목련장’과 복지관 등에서 받은 상장과 감사패 등 50여 개가 빼곡히 걸려 있다. 그동안의 몸으로 봉사한 흔적들이다. 원래 200여 개가 넘었는데 사무실과 공장에 두 번 화재로 대부분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장애로 고생하던 아내가 저세상으로 먼저 떠남과 화재 잿더미를 이겨낸 ‘오뚝이’로 통한다.
강 대표는 “저처럼 여러 가지 시련과 가난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람도 있는데 세상에 이겨내지 못할 시련과 아픔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힘든 역경을 이겨 낸 만큼 주변 사람을 더 돌아보고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두의 도움이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약속했다.
“고향을 떠나 사업가로도 성공했고, 오래전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받아온 것을 되돌려주고 싶어서입니다. 아이도 낳고, 가족도 생기고 하면서 그게 되게 감사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그러면서는 이제 다시 되돌려주고 싶다는 생각들도 갈수록 더 커졌습니다.”
강 대표는 회사 창업 이후부터 30여 년간 지역 소외계층과 봉사 단체 등을 위해 기부를 해 왔다. 공장 화재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 빚을 다 갚아 ‘더욱 통 큰 기부’를 실천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힘든 시절 우산을 살 돈이 아까워 비를 맞고 다닌 추억에 지금도 가까운 거리를 갈 때는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고생한 옛날을 잊지 않고 검소한 생활을 한다”며 웃었다.
강 대표는 젊은이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분수대로 살면서 은행 저축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나눔을 실천하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옵니다.”
글·사진=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