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년들 마음 아프면 오세요” 부산시, '마음이음' 예산 배 늘려
본보 지적에 청년 심리상담 사업 확대
지원 규모 600명… 5월부터 본격 모집
지난해 10월 부산시청-도시철도 연결통로에 설치된 정신건강의 날 홍보물. 부산일보DB
지난해 청년 정신건강을 위한 심리 상담 사업 예산을 축소한 부산시(부산일보 2023년 10월 19일 자 10면 보도)가 올해 사업 예산과 지원 규모를 대폭 늘렸다.
부산시는 올해 ‘마음이음’ 사업 예산으로 4억 원을 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예산 2억 원과 비교해 2배 늘었다. 지원 규모도 확대됐다. 지난해 300명이던 지원 대상이 올해는 600명으로 늘었다.
마음이음 사업은 청년층 고립감과 불안감 등 다양한 심리적 문제를 다스리도록 상담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신체뿐만 아니라 마음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2022년 사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시는 재정이 악화됐다며 2022년 3억 원이던 사업 예산을 지난해 2억 원으로 삭감했다. 지원 규모도 100명 넘게 줄였다.
당시 청년들에게 사업 인기가 좋았던 만큼 예산 삭감 아쉬움은 컸다. 통상 사설기관에서 심리 상담을 받으면 시간당 7만~10만 원을 내야 하지만, 마음이음 사업을 이용하면 무료로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어 호응이 좋았다. 지난해는 상담 신청 당일 2~3시간 만에 150명 모집 인원이 마감됐다.
심리 상담으로 마음 건강이 개선된 것은 지표로도 나타났다. 시에 따르면, 참여 청년들의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등 마음 건강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스트레스는 상담 전(22.05점)과 비교해 3.79점이 감소했다. 수치가 낮을수록 정신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뜻이다. 해당 결과는 지난해 마음이음 사업에 참여한 1대 1 심리 상담자 275명이 참여한 자가진단검사에서 도출됐다.
마음이음 사업에 전문 기관으로서 참여했던 부산 A 심리상담소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부산 청년들에게 전문적인 심리 상담을 제공할 수 있었다"며 "사회와 단절됐다고 느끼는 청년들이 이번 사업을 계기로 사회에 원만하게 다시 복귀하려 하는 순기능을 직접 목격했다"고 사업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시도 올해 상담 수요와 청년 정신건강 중요성 등을 이유로 예산을 다시 확대했다고 전했다. 올해 3~4월까지 심리 상담을 진행할 전문기관을 선정하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모집을 시작할 계획이다. 모집은 250명씩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지며, 부산청년플랫폼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나머지 100명은 타 사업 연계와 구·군 추천으로 선정한다. 청년들은 4~7회가량 전문기관에서 1대 1 심리 상담을 받는다.
집단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집단 심리 상담은 ‘진로’ ‘대인관계’ 등 전문기관이 정한 특정 주제로 8~10명이 소규모 그룹을 형성해 전문가와 함께 치유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다. 전체 프로그램 길이는 30시간 정도다. 모집 인원은 120명 규모다. 기존에 18~34세였던 지원 대상 연령도 올해는 18~39세로 확대됐다. 이는 시 조례가 정하는 청년 연령이 기존 18~34세에서 18~39세로 변경된 데 따른 것이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