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보다 뜨거운 부산 북구 ‘행복키즈마켓’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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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명1동 행정복지센터 운영
중고 육아용품 기부받아 판매
수익금 1360만 원은 기부

부산 북구 화명동 중고 육아용품 판매점 ‘행복키즈마켓’에 지난 23일 의류와 책 등이 진열돼 있다. 나웅기 기자 wonggy@ 부산 북구 화명동 중고 육아용품 판매점 ‘행복키즈마켓’에 지난 23일 의류와 책 등이 진열돼 있다. 나웅기 기자 wonggy@

두 살 자녀를 둔 이지은(32·부산 북구 화명동) 씨는 시간이 날 때면 육아용품을 둘러보기 위해 부산 북구 화명동 ‘행복키즈마켓’을 방문한다. 아이들이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과 인형부터 모자, 책까지 육아용품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새 상품과 다름없는 의류는 개당 4000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이 씨는 “중고거래 앱은 사야 하는 물품을 미리 정하고 검색하지만, 행복키즈마켓은 여러 물품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며 “물건 순환도 빠르게 되고 관리도 잘 돼 자주 방문한다”고 말했다.

중고 육아용품을 기부받고 저렴한 가격에 재판매하는 부산 북구 행복키즈마켓이 화제다. 판매 수익금은 저소득층에 기부해 주민 반응도 뜨겁다. 지역 공유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사업인 만큼 지자체는 적극적인 주민 참여를 독려한다.

26일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화명1동 행정복지센터가 운영하는 중고 육아용품 판매점 ‘행복키즈마켓’은 이날 기준 7500여 명이 방문해 판매 수익금 1360만 원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50~60여 명이 다녀간 셈이다. 지역단체와 주민 등 330여 명이 육아용품을 기부해 의류, 도서, 어린이 장난감 등 1만 개에 달하는 용품을 갖고 있다.

행복키즈마켓은 주민들로부터 장난감이나 유모차, 의류, 책 등 육아용품을 기부받아 다른 주민들에게 재판매하고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한다. 신혼부부 양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18년 사업이 시작됐다. 화명1동 행정복지센터 내 작은 공간에서 출발한 행복키즈마켓은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4월 부산도시철도 2호선 화명역 인근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행복키즈마켓과 같은 중고 육아용품 판매점은 고물가 속에서 빛을 발한다. 사용 기간이 짧고 가격은 비싼 육아용품 특성상 매번 구매하려면 부담되지만, 여기서는 1000~1만 원에 살 수 있다. 여기에 수익금이 기부된다는 좋은 취지가 더해진 점도 뜨거운 호응으로 이어졌다. 가격표는 붙어있지만 자유롭게 모금함에 지불하고 싶은 만큼 돈을 넣으면 된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된다. 물건의 재사용을 유도하는 탄소중립 실천부터 기부까지 일석이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주민 방문이 늘어나면서 구매자는 늘어났지만 물품 기부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행복키즈마켓 다행복봉사단 이찬순 단장은 “주민들이 꾸준히 방문해 준 덕분에 입소문이 났고, 나눔터가 활성화됐다”며 “늘어나는 방문객에 비해 기부 물품은 상대적으로 점점 부족해지고 있어 적극적인 주민 참여가 필요하다. 오는 4월부터 아파트 곳곳을 방문해 홍보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행복키즈마켓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자활근로자 등 4명이 항상 상주해 물품을 기부받고 판매한다. 기부받은 물품은 봉사단이 수리나 세탁을 한 뒤 판매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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