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불공정 비판'에도 친명 생존… 비명 "뒤집어진 운동장"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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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10% 설훈 "자객 공천"
현역 평가 둘러싼 공방 심화
이재명 "시스템 공천" 주장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인천의 전세사기 피해 가구를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인천의 전세사기 피해 가구를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현역의원 평가, 여론조사 등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 탓이다. 민주당의 현역의원 ‘단수공천’이 친명계에 집중되면서 비명(비이재명)계는 “뒤집어진 운동장”이라며 불공정 공천을 비판하고 나섰지만 이재명 대표는 “시스템 공천”이라는 주장을 계속했다.

비명계 송갑석 의원은 26일 KBS 라디오 ‘전총철의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단수공천된 현역 51명 가운데 지도부나 당직자가 아닌 사람은 6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20% 통보를 받은 송 의원은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아예 뒤집힌 운동장 같은 느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위 10% 통보를 받은 비명계 설훈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현역 단수공천자 가운데 부산과 경남을 빼고 특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윤건영 의원 한 명뿐”이라며 “나머지 비명 의원들은 경선에 부쳤는데 말이 경선이지 소위 자객 공천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설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총선에)출마한다”면서 “(민주당 소속으로는)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탈당 결심을 밝힌 셈이다.

민주당에선 현역의원 평가를 둘러싼 공방전도 심화됐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내가 평가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피하면서도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비명계의 불만이 폭발했다.

비명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하위 20% 통보를 받은)본인들이 납득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본인에게라도(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하위 20% 문제나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 문제가 명확하게 풀려야 민주당 운동장에서 뛰어야 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서 뛰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송갑석 의원은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이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친명계 김성환 의원의 발언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당론이었느냐”면서 “당론이 아닌 문제를, 공개되지 않은 투표를 심증에 기반해 (의원 평가에)반영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당내에서 불공정 공천이라는 비판이 확산됐지만 이재명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1년 전 확정한 특별당규에 의해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파동에 대한 수습책을 묻는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대신 이날 인천을 찾아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등을 약속하는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2월 국회에서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 선구제 후구상 제도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을 향해 “대국민 정책 사기극을 할 때가 아니라 민생, 경제정책을 실질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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