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개장’ 앞둔 장유여객터미널, 반쪽 운영 불가피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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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끌어온 김해시민 숙원사업
민간사업자가 터미널·복합상가 개발
개장 한 달 전 상가 분양 10% 미만
노선 조정·운수업체 수수료 부담 등
‘정상 운영’ 위해 넘어야 할 산 많아


경남 김해시 무계동에 조성된 장유여객터미널과 복합상가가 오는 4월 1일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경민 기자 경남 김해시 무계동에 조성된 장유여객터미널과 복합상가가 오는 4월 1일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경민 기자

30여 년을 끌어온 경남 김해시 장유여객터미널 건립이 마무리 단계에서 각종 난관에 봉착했다. 오는 4월 개장을 앞두고 있지만 터미널 복합상가 분양률이 10%를 밑돌아 반쪽짜리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노선 조정과 운수업체 수수료 부담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27일 김해시에 따르면 오는 4월 1일 장유여객터미널이 개장한다. 17만 장유 주민이 오랜 시간 기다려 온 이 사업은 ㈜삼호디엔티가 840억 원을 들여 무계동 93번지 일대 1만 656㎡ 땅에 터미널과 복합상가를 짓는 민간 개발사업이다. 시는 다음 달 준공이 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최근 장유여객터미널 옆 복합상가 분양률이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터미널 운영이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0여 개 상가 중 10여 개만이 분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경기침체에다 고금리까지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터미널은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4584㎡ 규모로 들어섰다. 승하차장 8면과 계류장 10면을 조성해 한 번에 버스 18대를 수용할 수 있다. 복합상가는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4만 2179㎡ 규모이다. 외관상 하나로 보이는 건물은 내부적으로 분리 건축돼 통로로 이어졌다.

터미널과 복합상가 운영은 사업시행사인 ㈜삼호디엔티가 직접 맡는다. ㈜삼호디엔티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어려운 때인데 다 아직 준공이 나지 않아 그런 것”이라며 “터미널이 개장할 때쯤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유여객터미널 복합상가 분양률이 10%도 안 돼 터미널 운영이 반쪽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경민 기자 장유여객터미널 복합상가 분양률이 10%도 안 돼 터미널 운영이 반쪽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경민 기자

김해시는 한때 이곳에 대형 마트와 판매·문화 시설, 예식장 등이 입점한다고 홍보했다. 편리한 교통망 구축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꾀한다는 복안도 밝혔다. 하지만 지금은 터미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을 경우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자동차전용부지를 상가와 복합개발한 사례”라며 “사업 초기 시행사 부도 등으로 정상 운영이 어려울 땐 시가 원하는 시기에 터미널을 기부채납 받기로 협약했다. 적자가 예상되지만, 시민을 위한 공공재이므로 떠안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장유여객터미널이 순조롭게 운영되려면 편의시설 확충뿐만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몇 가지 더 남아있다. 시는 그동안 장유1동 행정복지센터·장유농협·대동아파트 입구·김해외고·김해서부경찰서 5곳에 경유지 정류장을 두고 운영해 왔다.

터미널이 개장하면 이곳 경유지 정류장들이 폐쇄되는데, 인근 주민들이 터미널까지 이동하기가 불편하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해시 누리집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는 경유지 정류장을 폐지하지 말아 달라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경남도가 노선권을 갖고 있다. 원칙은 터미널 출발”이라면서도 “도와 터미널 사업자, 운수업체 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주민 의견이지만 노선 조정 과정에 조금이라도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10여 개 업체가 운행 중인 12개 노선은 그대로 유지된다. 서울, 인천·인천공항, 부산 서부버스터미널·해운대·김해공항, 경남 진주·배둔·고성·통영·거제 노선 등이 포함된다. 시는 운수업체가 터미널을 이용할 때 내는 수수료 산정을 두고도 조율을 진행 중이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지금 불거진 크고 작은 문제들을 잘 마무리해서 터미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하겠다”며 “4월 개장에도 무리가 없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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