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태극기·폭발 사고… 부산 달집태우기 행사 '빈축'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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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선 사괘 잘못 새겨진 국기 게양
서구선 점화 순간 폭발 일어나 소동도

24일 부산 송도 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행사에서 점화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 연합뉴스 24일 부산 송도 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행사에서 점화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 연합뉴스

정월대보름을 맞아 부산 지자체 곳곳에서 열렸던 달집태우기 행사 이후 연이어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20년 넘게 진행돼 온 부산 대표 전통 행사들에 지자체의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4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해운대 달맞이 온천축제가 열렸다. 해운대 달맞이 온천축제는 39회째 행사를 이어나가는 해운대 대표 민속행사다. 이날 행사에서는 달집 앞에서 제례 상을 차려놓고 새해 안녕을 기원하는 ‘월령 기원제'를 지내고, 달이 뜨는 오후 5시 58분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달집태우기를 진행했다.


24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행사에서 게양된 태극기. 독자 제공 24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행사에서 게양된 태극기. 독자 제공

문제는 행사 내내 게양돼 있던 태극기였다. 이날 게양된 태극기는 건괘, 이괘가 감괘, 곤괘와 뒤바뀌어 있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4시간여 동안 무대에 사괘가 잘못 새겨진 태극기가 걸려있는 것을 본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시민 김 모 씨는 “개인 행사도 아니고 공공 행사인데, 국기를 다는 것은 주최 측의 무성의한 준비와 부실 관리로 밖에 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행사 주최를 맡은 사단법인 해운대지구발전협의회 측은 의도적인 게양이라고 설명했다. 해운대지구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애초 깃대를 오른쪽으로 했으면 문제가 없는 태극기”라며 “해운대 백사장은 밤에는 동풍이 불어 행사 시 바람에 태극기가 거꾸로 보일 것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깃대를 왼쪽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서 열린 22회 달집태우기 행사에서는 점화 순간 작은 폭발이 일어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송도해수욕장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 당시 점화 순간 달집 하단부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날 행사에는 1만 5000여 명이 운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서구청 관계자는 “액땜 취지로 주민들에게 의류부터 가방, 종이 등 다양한 재질의 물건을 받아 달집과 함께 태우는데 이 과정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방화물질이 섞여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여 명의 안전요원과 경찰, 소방사 등을 동원하고 달집에서 65m 떨어진 곳에 안전선을 치고 행사를 진행했다”면서도 “안전사고를 대비해 내년부터는 지금과는 다른 점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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