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23년간 죄 없어 참작해달라”…사형 구형에 선처 호소(종합)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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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이 지난해 6월 2일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부산일보DB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이 지난해 6월 2일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부산일보DB

과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1심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정유정(24)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정유정은 최후진술에서 “새 사람이 되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부산고법 2-3형사부(재판장 이재욱 판사)는 28일 오전 살인 및 사체손괴,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의 항소심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정유정에서 1심 구형과 같은 사형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부는 정유정이 구치소에서 가족과 접견할 당시 녹취록을 검찰이 추가 증거로 제출해서 증거 조사도 이뤄졌다. 다만 법원은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내용이 있을 수 있다”며 증거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녹취록에는 정유정이 “억지로라도 성의를 보이려고 반성문을 적는다”라거나 경찰 압수수색 전에 미리 방을 치우지 않은 할아버지를 원망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구형 직후 정유정은 최후진술에서 미리 준비한 글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정유정은 “유가족에게는 정말 죄송하고 너무 잔인하고 끔찍하게 피해자를 돌아가시게 만들어 죄책감이 크다”며 “용서받지 못했지만,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사죄하고 돌아가신 피해자가 편안한 곳에 계시길 간절히 빈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되돌릴 순 없지만 죗값을 받으며 새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23년간 아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것은 참작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50분 부산 금정구에 거주하는 피해자(26) 집에서 흉기를 111차례 휘둘러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은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에 담아 경남 양산 낙동강변 인근에 유기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정유정에게 무기징역 선고와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을 명령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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