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배우 이름이 왜 포털 상단에… “매크로 의심” 수사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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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국회의원 예비후보
“갑자기 동명 배우 검색 증가
여론조사 앞 불법 동원 의심”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 국민의힘 4·10 총선 예비후보와 이름이 같은 성인영화 배우 포털사이트 검색량이 갑자기 급증한 정황이 나타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에서 경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가 열린 주말쯤에 배우 검색량이 많아진 것으로 추정돼 의도성 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해당 예비후보 측은 주말이 지난 직후 포털사이트 검색 상단에 걸린 인물이 본인에서 배우로 변경됐다며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을 의심하고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특정 인물이나 단어 등에 대한 검색을 자동 입력 방식으로 반복하게 만든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민의힘 정호윤 부산 사하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와 동명인 성인영화 배우의 포털사이트 검색량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28일 밝혔다. 정 예비후보 측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7일 수사를 시작한다고 후보 측에 통보했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 14일 부산경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해 포털사이트 검색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신원 미상 인물이 이달 3~4일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검색 상단에 본인이 표시되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포털사이트 업무를 방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

정 예비후보 측에 따르면 이달 2일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정호윤’을 검색하면 예비후보가 상단에 노출됐다. 하지만 지난 5일 갑자기 이름이 같은 배우가 상단에 걸리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후보 측이 문의한 결과 네이버에서는 ‘주말에 동명 배우 검색량이 갑자기 많아져 발생한 일’이라는 취지로 답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배우 검색량이 많아졌다고 추정되는 주말은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가 진행된 시기와도 겹쳤다는 입장이다. 정 예비후보는 “이달 4~5일 경선 후보를 정하기 위한 공천 심사용 여론조사가 사하을 지역에서 활발히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정치 신인으로서 이름과 이력을 지역구에 널리 알려야 할 시점에 갑자기 동명의 성인영화 배우가 검색 상단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정 예비후보는 정황상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이 동원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후보 측은 “이름과 이력을 알리는 것을 막고, 경선 결과 등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며 “후보 이력을 착각한 주민들이 ‘에로배우가 정치하냐’는 내용으로 항의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네이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주말에 해당 배우가 출연한 TV 예능 프로그램이 재방송된 정황도 파악돼 관련 수사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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