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가 자랑하던 ‘부산 명물’ 갈미조개 생산량 60% 뚝!
낙동강 특산물 개량조개 생산
지난해 443t 그쳐 대폭 감소
많은 비로 하굿둑 수시 개방 탓
염분 균형 깨져 폐사 증가 추정
수질 악화 등 환경 영향도 거론
지난해 10월 부산 강서구 가덕도 해안 일대에서 어민들이 개량조개 종묘 80만 마리를 방류하고 있다. ‘갈미조개’라고도 불리는 개량조개 생산량이 환경 변화와 낙동강 수질 문제로 급감했다. 정대현 기자 jhyun@
갈매기 부리를 닮았다 해서 명칭이 붙은 부산의 명물 낙동강 개량조개(일명 ‘갈미조개’) 생산량이 지난해 급감했다. 개량조개 생산량이 급감한 데에는 지난해 비가 많이 내리면서 염분이 떨어졌고, 환경 변화에 민감한 특성 탓에 폐사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일부 어업인은 개량조개 생산량 감소를 두고 낙동강 수질 문제도 거론했다. 어업 환경이 더 악화되기 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부산시수협과 부산 강서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수협이 집계한 개량조개 생산량은 443t으로 2022년 1180t에 비해 62%나 감소했다. 구청과 수협 등이 2021년부터 추진한 개량조개 종묘 방류 사업으로 개량조개 생산량이 2020년 491t, 2021년 675t, 2022년 1180t까지 빠르게 증가했으나, 지난해 갑작스레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개량조개는 낙동강 대표 특산물로 조갯살이 갈매기의 부리 같아서 흔히 갈미조개라고 불리기도 한다. ‘명지 갈미조개’라고 명칭이 붙을 정도로 지역을 대표하는 수산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개량조개는 명지 앞바다, 가덕도 인근에 사는 조개로 물이 깨끗하고 모래와 진흙이 섞인 바닥에서 채집된다.
그러나 명지동 일대 개발과 하굿둑 개방 등 환경 변화로 거의 자취를 감췄다. 구청과 수협은 종패를 사서 방류해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개량조개 명맥을 이어왔다. 현재는 명지동 신자도 인근 수협이 조성한 약 163ha의 복합양식장 일대에서 개량조개를 발견할 수 있다.
생산량 감소를 놓고 여러 추측이 제기된다. 우선 개량조개가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수질 등이 문제가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량조개는 씨만 뿌려놓고 자연 상태로 알아서 크는 방식이라 여러 환경적 요인에 민감하다고 한다.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는 지난해 개량조개가 급감한 이유로 강우량을 꼽는다. 연구소 측은 지난해 비가 많이 내리면서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상시로 개방해 강물을 바다에 흘려보냈는데, 이때 염분의 균형이 깨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 비가 많이 내리면서 염분이 많이 떨어졌다”며 “염분이 낮아진 상태가 지속되면서 환경에 민감한 개량조개 폐사도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개량조개 생산량이 확 줄어들자 지역 명물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명지동 일대에는 개량조개 음식점 10여 곳이 몰려 있다. 2022년 걸그룹 뉴진스가 부산을 방문했을 때 개량조개를 먹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이 일대 가게는 유명하다. 개량조개를 구하지 못하는 날이 늘어나면, 타 지역에서 조개를 구해 영업을 해야 하는 등 부산 어업인 생계부터 지역 상권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올해도 예산 2억 원을 투입해 개량조개를 방류할 계획”이라며 “환경적 요인 변화가 있는지 수온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