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예약·길어진 웨이팅에 “한끼 하려면 한 달 기다려야”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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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가이드 선정 부산 맛집 북적
일식당 모리, 한 달치 예약 찬 상태
해운대 해목, 오전 대기 200번까지
부다면옥은 미국 등 외국인 늘어
일부 식당 특별 프로모션도 진행
요식업계 전체 선순환구조 기대

‘미쉐린 가이드 2024’에 선정된 부산 맛집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운대구 ‘해목’. 정대현 기자 jhyun@ ‘미쉐린 가이드 2024’에 선정된 부산 맛집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운대구 ‘해목’. 정대현 기자 jhyun@
‘미쉐린 가이드 2024’에 선정된 부산 맛집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수복국’ 해운대점. 정대현 기자 jhyun@ ‘미쉐린 가이드 2024’에 선정된 부산 맛집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수복국’ 해운대점.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이 모(35) 씨는 부산 미쉐린 가이드가 발표되던 지난달 22일 발표 소식을 듣자 마자 바로 앱을 통해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이 씨는 “1스타 레스토랑 두 곳을 3월 날짜로 겨우 예약했다”면서 “집 근처에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레스토랑이 있다니 반가운 마음이었고, 어떤 음식을 맛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미쉐린 가이드 부산편이 발표된 후 해당 식당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2주 치 예약이 모두 찬 상태다. 미쉐린 가이드 선정 이전부터 ‘웨이팅 맛집’으로 유명하던 가게들은 대기 손님으로 더욱 북적이고 있다. 일부 식당들은 미쉐린 가이드 선정 기념 특별 프로모션도 선보인다.

미쉐린 가이드 2024 1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부산 일식당 ‘모리’는 한 달 치 예약이 모두 찬 상태다. 모리 김완규 셰프는 “미쉐린 가이드 선정 전에는 예약이 비는 날도 있었는데, 발표 이후 다시 예약률이 올라왔다”면서 “선정된 이후에도 특별한 변화는 없다. 매일 아침 시장 가고, 최고의 요리를 손님에게 대접하는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1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팔레트’도 2주 치 예약이 모두 찬 상태다. 팔레트 김재훈 셰프는 “육수부터 모든 재료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다 보니, 매장 마감 이후에도 새벽 4~5시까지 재료를 준비한다”면서 “예약이 많아져서 바빠졌지만 즐겁게 준비하고 있다. 기대하고 오는 손님들에게 좋은 음식으로 만족을 드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1스타와 그린 스타를 함께 받은 ‘피오또’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김지혜 셰프는 “부모님과 함께 운영하는 농장에서 제철 식재료를 공급 받아 메뉴를 구성하기 때문에 2주 치 예약을 미리 받아 작은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서 감사하고 보답하기 위해 더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 선정 이전부터 대기가 잇따르던 식당들은 대기 손님이 더 늘어났다. 미쉐린 가이드 2024 빕 구르망에 선정된 해운대구의 ‘해목’은 오전·오후 시간대 대기 인원이 각각 50명가량 늘었다. 해목 해운대점 관계자는 “평소에도 대기 등록 인원을 보면 150번대까지 가는데 미쉐린 가이드 선정 이후에는 오전 시간대에 200번대까지 간다”면서 “찾아주는 손님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주말에만 사용하는 2층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 선정 이후 외국인 손님이 늘어나는 경향도 있다. 빕 구르망에 선정된 평양냉면 가게 ‘부다면옥’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체감하지는 못하지만 일본, 미국, 유럽 쪽 관광객분들이 예전에 비해 늘었다”면서 “평양냉면을 파는 가게다 보니 날씨가 좀 더 풀리고 맑아지면 국내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식당들은 미쉐린 가이드 선정 기념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 셀렉티드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금수복국 해운대점은 가게 앞에 배너를 설치해 2024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됐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또 ‘미슐랭 테이스트 세트’를 구성해 할인된 금액에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 호텔 레스토랑 중 유일하게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시그니엘 부산의 ‘차오란’은 특별 메뉴를 출시한다. ‘차오란 시그니처 메뉴’ 프로모션은 오는 5월 31일까지 진행되며, 7가지 메뉴로 구성된 런치 코스를 13만 원에, 9가지 메뉴로 구성된 디너 코스를 20만 원에 선보인다. 차오란은 코스 외에도 미쉐린 가이드 선정 기념으로 오렌지향 블랙빈 소스와 연어, 궁보 민물 장어 두 가지 단품 메뉴를 추가 구성했다.

부산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시가 발간한 ‘2024 부산의 맛’ 가이드 북에 이어 미쉐린 가이드도 나오면서 ‘미식도시 부산’에 대한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면서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고 요식업계 전체에 선순환구조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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