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향 부산에서 '소풍' 같은 좋은 영화 계속 제작할 것"
김영진 로케트필름 대표
'소풍' 누적 관객 31만 명 돌파
기획·배급·홍보 등 전 과정 참여
이달 하와이국제영화제 진출
부산 활동 영화인들과 함께
지역 영화계 최대한 키우고파
로케트필름 김영진 대표는 "20년 넘게 영화를 제작하면서 익힌 노하우를 부산에서 활동 중인 제작사와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케트필름 제공
부산 제작사가 만든 영화 ‘소풍’이 최근 누적 관객 31만 명을 돌파하며 독립·예술영화 1위를 달린다. ‘소풍’을 만든 제작사 로케트필름의 김영진 대표는 고향인 부산에서 좋은 영화를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2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만난 김 대표는 부산을 ‘영화 만들기 좋은 도시’로 소개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역에 있고 지역 영상위원회가 활발하게 사업을 해 창작자가 활동하기 좋은 곳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경남고와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그는 2000년 서울 영화사 ‘싸이더스’에 입사해 영화를 처음 시작했다. 이후 그는 2013년 부산으로 와 제작사 ‘로케트필름’을 만들었다. 나고 자란 고향인 부산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게 그가 ‘부산행’을 택한 배경이다. 김 대표는 2018년 개봉한 영화 ‘스윙키즈’의 공동제작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 왔다.
로케트필름이 처음으로 기획부터 배급·마케팅 등 전 과정에 참여한 작품인 영화 ‘소풍’은 전 세대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개봉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달 7일 개봉한 영화 ‘소풍’은 손익분기점인 27만 명을 돌파하고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등 국내 대표 원로 배우가 출연한 데다 우리 사회에 ‘웰다잉’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작품성도 잡았다. 국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해외 영화제에도 진출했다. 영화 ‘소풍’은 이달 21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하와이 국제영화제 2024 스프링 쇼케이스’에 소개된다.
김 대표는 “국제시장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라왔다. 과거에는 웃음꽃이 피고 아이들이 뛰어놀던 국제시장에도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것을 느끼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한번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시나리오를 제안받게 돼 작품을 만들게 됐다”며 “그동안 노인이 출연하는 영화는 꿈과 희망을 주로 다뤘는데, 기획 과정에서 노인들의 경제적·정서적 빈곤과 같은 실제 사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보자고 생각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20년 넘게 영화 제작에 참여 중인 그는 부산에서 활동 중인 영화인과 함께 지역 영화계를 최대한 키우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그는 “부산의 경우 다큐나 독립영화를 잘 만들지만 아직 상업영화의 기반은 약하다. 20년 넘게 영화 제작일을 하면서 익힌 노하우를 부산에서 활동 중인 제작사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영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좋은 부산에서 만든 영화들이 계속 성과를 내면 ‘부산표 영화’의 특색이 생길 것이고, 기장에 지어질 영화촬영소를 포함해 꼭 수도권에 가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작 ‘메이드인 개성’ 등 영화 제작 작업에 몰두 중인 그는 ‘소풍’ 제작에 도움을 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면서 영화에 대한 부산 시민의 지지도 호소했다. 그는 “영화 찍을 때는 몰랐는데 배우들과 함께 활동 하다 보니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는 점을 느꼈다. 영화 처음부터 함께 해준 박은영 PD와 가수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의 선한 영향력에도 감사하다”며 “할리우드 영화, 거대 상업영화가 등장하면 작은 작품이 극장 시장에서 버텨내기 쉽지 않다. 이번 작품이 역주행을 노려볼 수 있도록 부산에서도 많이 관심 가져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