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성범죄 예방 위해 성인지 감수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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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통계포털에 의하면 2022년 한 해 동안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 중 96.8%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중 신고하지 않은 이유의 73.3%가 자신이 경험한 피해가 심각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신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한 피해자임에도 그 피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타인에 의해 강요당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 판단으로 성적인 행동을 결정하는 권리를 말한다.

최근 수년 동안 발달한 IT 기술은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고, 그만큼 우리 삶의 질도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많은 정보에는 지나칠 만큼 자극적인 음란물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그리고 휴대전화를 소지한 남녀노소 누구라도 원하기만 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음란물을 접할 수 있다. 인간은 환경을 학습하며 진화하는 존재인데 무분별한 음란물을 많이 접하다 보면 성에 대해 무디게 된다.

2019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n번방 사건’이 그랬다. 주범인 조주빈은 보호받아야 할 여성과 아동을 가리지 않고 성적 착취의 대상으로 삼아 영상물을 제작, 유포했다. 건전하지 못한 성을 주변에 두고 살아왔기에 성을 단순히 돈벌이와 쾌락의 수단으로만 본 것이다.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인간의 성은 보호받으면서 건전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성장기부터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접해야 한다. 높은 성인지 감수성이 국민에게 확산돼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배태상·부산북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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