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구 이자비용 월 13만원…한해 전에 비해 32% 급등
가계부채 증가 속 계속된 고금리
가구 이자비용 역대 최대폭 늘어나
서민층과 고소득층 모두 증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정이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지출하는 이자 비용이 지난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이미지투데이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정이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지출하는 이자 비용이 지난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4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원이었다. 2022년(9만 9000원)에 비해선 31.7% 급등했다.
이는 통계청이 1인 이상 가구에 대한 가계동향 조사를 시행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 증가 폭(5.8%)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높다.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 이자 비용도 2022년 9만 2000원에서 2023년 11만 7000원으로 27.1% 증가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폭 증가다.
이같이 한 가정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시기 가계부채가 늘어난데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된 결과다.
가계가 짊어진 빚의 규모를 의미하는 가계신용은 작년 12월 말 기준 1886조원(잠정)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또한 2017년 92.0%에서 2022년 108.1%로 5년 만에 16.2%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세가 줄었긴 해도 4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1%에 이른다.
코로나 시기 연 0.5%까지 떨어졌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21년 하반기부터 계속 오르면서 지난해 1월 말부터 현재까지 3.5%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가계 부채가 많이 증가한 가운데 높은 금리가 계속 유지되면서 가구의 이자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자 비용 부담은 서민층과 고소득층에서 모두 증가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실질 월평균 이자 비용은 2만 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8.7% 증가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이자 비용도 2023년 25만 4000원으로 1년 만에 41.7% 늘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