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쇼크’…ELS 발행량 반토막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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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 ELS 판매 중단
증권사에 악영향 불가피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전망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의 영향에 지난달 ELS 발행량이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의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열린 홍콩 ELS 대규모 손실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의 영향에 지난달 ELS 발행량이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의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열린 홍콩 ELS 대규모 손실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의 영향에 지난달 ELS 발행량이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ELS(ELB 제외·원화 기준) 발행 금액은 88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월(1조 6667억 원) 대비 47%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2조 2020억 원) 대비로는 60%나 줄어들었다.


2월 전체 ELS 발행액이 1조 원을 밑돈 것으로 최종 집계되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쳤던 2009년 5월 이후 15년 만의 최저치다.


ELS 발행량이 급감한 것은 2021년 판매된 홍콩H지수 연계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지난 1월 말~2월 초부터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ELS 판매를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다.


은행은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신탁 계정으로 편입한 주가연계신탁(ELT) 형태로 판매해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ELS 발행잔액 40조 1000억 원 가운데 은행 신탁 판매 비중이 62.8%에 달할 정도다.


ELS를 설계·운용하는 증권사의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LS를 발행한 증권사는 약정된 수익률을 제공하기 위해 설정자금 일부를 안전자산인 채권에, 일부는 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고수익을 약정할수록 파생상품 비중이 커진다.


통상 증권사에서 장내·외 파생상품 운용을 담당하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서가 투자자 상환자금을 확보하는 헤지(위험회피)를 하게 되는데, 만약 헤지 성과가 투자자에게 약정한 수익률보다 높으면 남은 수익은 증권사 몫으로 가져가고 약정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면 이는 증권사가 손실로 떠안게 된다.


은행의 ELS 판매 중단으로 관련 시장이 위축되면 결국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효과적으로 운용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창출원을 잃어버리게 된다. 또한 ELS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온 측면도 있어 ELS 발행 위축은 증권사의 자금조달 리스크를 증대시킬 가능성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6월 기준 전체 증권사 차입 부채에서 ELS와 파생결합증권(DLS)이 차지하는 비중은 24.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올해는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로 ELS 판매가 본격적으로 위축될 개연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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