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못갚는 대출 1년새 9조 원 ‘급증’…20대 사장 연체율 1위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자영업자 1110조 대출에 연체 27조
다중채무 자영업자 연체율은 3% 넘어
0대 연체액 63% 급증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출로 연명해온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 지하철역에 개인회생·파산면책 전문 법무법인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출로 연명해온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 지하철역에 개인회생·파산면책 전문 법무법인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출로 연명해온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원금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갚지 못하는 대출 규모가 1년 새 9조 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젊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4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현재 335만 8499명의 개인사업자는 모두 1109조 6658억 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기업대출)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말(327만 3648명·1082조 6258억 원)과 비교해 1년 새 대출자가 8만 4851명(2.6%), 대출잔액은 27조 400억 원(2.5%) 더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이들의 연체금액(3개월이상 연체 기준)은 18조 2941억 원에서 27조 3833억 원으로 9조 892억 원(49.7%)이나 급증했다. 평균 연체율도 1.69%에서 2.47%로 약 0.8%포인트(P) 뛰었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상황은 1년간 더 나빠졌다.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자영업자)는 현재 173만 1283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5만 8499명) 가운데 절반 이상(51.5%)을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은 691조 6232억 원에 달한다.


이들의 연체가 늘어나는 속도는 더 빨랐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연체액(21조 7955억 원)은 2022년 말(14조 2950억 원)보다 7조 5005억 원(52.5%) 증가했고, 평균 연체율도 2.12%에서 3.15%로 1.03%P 높아졌다.


특히 20·30대 젊은 자영업자들의 처지가 가장 어려웠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작년 연체액 증가율을 연령별로 보면, 30대(30∼39세)가 6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세 이상 58.0% △50∼59세 56.0% △40∼49세 43.7% △29세 이하 36.1% 순이었다.


연체율은 29세 이하(6.59%)에서 최고였고, 30대가 3.90%로 두 번째였다. 40대(3.61%)·50대(2.95%)·60세 이상(2.51%)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연체율은 낮아졌다. 영업 규모나 자산 등의 측면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20·30세대 젊은 자영업자들이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사이 연체율 상승 폭도 29세 이하(2.22%P)와 30대(1.63%P)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