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책 읽는 습관, 재밌는 그림책으로 시작해 보세요”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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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알려주는 독서 교육법

부모와 함께 도서관 찾기 좋은 경험
전자책·오디오북 접하는 것도 도움
책꽂이와 책 대여·100권 읽기 등
공공도서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초등학생들이 도서관과 친해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독서 교육에 참여한다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부산 성북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다. 김보영 교사 제공 초등학생들이 도서관과 친해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독서 교육에 참여한다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부산 성북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다. 김보영 교사 제공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 하나를 꼽자면, 바로 ‘책과 친해지기’일 것이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책을 스스로 읽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것이다. 어떤 책을 읽혀야 할지, 어떻게 해야 꾸준하게 읽게 할지, 어디서 읽어야 할지 학부모들의 생각은 깊어진다. 독서 전문가들은 도서관은 아이가 책과 친구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공공 도서관뿐만 아니라, 학교 도서관이나 작은 도서관을 드나드는 습관을 만든다면 아이에게 책은 어느샌가 가까이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림책, 언제든 재밌게 읽자

아이들에게 책의 경계는 없다. 책의 종류도, 책을 읽는 방식도 자유로워야 한다. 책을 읽는 공간도 집과 학교, 도서관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재미’다. 독서의 재미를 조금씩 찾아가도록 아이들을 이끌어주는 일이 학부모의 주된 역할이다.

부산 부산진구 성북초등학교에서 아이들 독서를 지도하고 있는 김보영 사서교사는 “아이들에게 독서는 재미있는 활동으로 느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학원이나 방과후학교 등으로 예전보다 훨씬 바빠지면서 책을 펼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줄었다”며 “아이들이 독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 독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책의 재미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추천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들은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도 그림책은 독서의 재미를 일깨우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김 교사는 “그림책은 0세부터 100세까지 누구든 언제나 읽는 책”이라며 “그림책은 나이 관계없이 꾸준히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학부모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돼도 그림책만 읽는 아이를 걱정하기도 한다. 김 교사는 “절대 걱정하지 마라”고 조언한다. 김 교사는 “그림책을 읽는 시기나 줄글로 된 책을 읽는 시기가 따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아이가 충분히 그림책으로 재미를 느낀 것 같다면 줄글로 된 책을 슬쩍 옆에 놔둬 또 다른 흥미를 일깨우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엄마 아빠, 도서관 가자!”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가장 좋은 친구는 엄마 그리고 아빠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도서관을 찾는 경험을 쌓는다면 아이들에게는 행복이 아닐 수 없다. 35년간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지켜본 부산시교육청 김정남 도서관지원팀장은 “부모가 먼저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도서관과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엄마 아빠가 도서관에서 책에 푹 빠진 모습을 아이들이 본다면 그 모습을 따라 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종이책뿐만 아니라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자책이나 오디오북 등을 접하게 하는 것 역시 좋은 시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보영 사서교사는 아이들의 독서 경험에서의 부모 참여와 함께 아이들이 ‘책을 읽는 사람’을 넘어 ‘책의 주인공’이 돼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성북초등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책 〈움직이는 ㄱㄴㄷ〉을 활용한 독서 수업을 소개했다. 김 교사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넣은 〈OOO의 ㄱㄴㄷ〉 책을 만들도록 했을 때 아이들의 책 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봤다”며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책의 작가·저작권자로서의 경험을 아이들이 쌓는다면 더욱 행복한 책 읽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양한 독서 정보, 도서관에 가득

부산 공공도서관에서는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길러줄 수 있는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산하 부산시민도서관 등 12개 공공도서관에서는 올해부터 유아·초등학생을 위한 새로운 독서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우리집으로 도서관이 왔어요’는 유아와 초 1·2·3학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12개 공공도서관에서는 매월 유아·초 1~3 책이음 회원 10명에게 어린이실에서 소장 중인 도서 중 원하는 책을 최소 30권에서 최대 50권까지 한 달 동안 빌려준다.

집 안에 ‘나만의 도서관’의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작은 책꽂이도 함께 대여한다. 가정에서 ‘나만의 도서관’을 활용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제출하면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우리집으로 도서관이 왔어요’ 프로그램은 매월 세 번째 화요일에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도전! 100권’은 초4·5·6 학년 학생들에게 독서 의지를 불태우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서관별로 초 4·5·6학년 책이음 회원 30명을 대상으로 어린이실 도서 100권을 11개월 동안 읽는 프로그램이다. 프로젝트에 신청한 학생들에게는 독서가방과 독서달력이 포함된 독서 스타트 패키지 선물이 주어지며, 목표를 달성하면 그에 따른 선물도 있다. ‘도전! 100권’은 오는 12일부터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우리집에 도서관이 왔어요’와 ‘도전! 100권’은 부산시교육청 통합예약포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김보영 사서교사는 “학생들이 독서와 연관된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어떤 재미가 자신의 마음에 ‘탁’하고 걸릴지 모른다”며 “단순히 어릴 적부터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조금 벗어나 집 근처 도서관에서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아이들에게는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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