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예술이 들어간 순간!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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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컬처클럽 갤러리
신진부터 거장 작품까지
‘모먼트’전서 두루 선보여

가장 빛나는 순간 혹은 가장 감동적인 상황을 “예술 같다” “예술이다”라고 표현할 때가 있다. 많은 이들이 삶에서 예술 같은 그 순간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부산 빌라쥬 드 아난티 내 컬처클럽 갤러리는 그 예술 같은 순간을 전시로 풀어냈다. 지하 1층부터 1층까지 2개 층에 펼쳐진 ‘모멘트(MOMENT)’ 전은 미술시장의 관심을 받는 유망주 작가부터 거장의 반열에 오른 대가의 작품까지 두루 만날 수 있다.


빌라쥬 드 아난티 컬처클럽갤러리 1층 전시장 모습. 빌라쥬 드 아난티 제공 빌라쥬 드 아난티 컬처클럽갤러리 1층 전시장 모습. 빌라쥬 드 아난티 제공

1층은 30, 40대 신진 작가, 다안과 전예진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했다. ‘더 모멘트(THE MOMENT)’라는 부제 아래 두 작가는 자유롭고 개성적인 이미지를 선보인다. 독창적인 시각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았지만, 현실이 아닌 환상의 세계처럼 신비롭다. 갤러리 통창 밖은 정원이 펼쳐지고 높은 천정과 넓은 벽,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작품 앞에 서면, 마치 작품 속 세계를 여행하는 것 같다.


다안 ‘eyes walking’. 김효정 기자 다안 ‘eyes walking’. 김효정 기자

다안 작가는 “그림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복원이라는 말이 있다. 순간에 느끼는 감정, 이야기들을 이미지로 복원해 냈다”고 소개했다. 12개의 그림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풍경화로 완성된 작품은 오래도록 기억이 될 듯하다.

빨강 두건을 쓴 두 명의 인물이 인상적인 전예진 작가의 작품은 독특하다. 그림 속 두건은 익명성을 의미한다. 얼굴이 가려지면 인간은 더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복면을 쓰고 얼굴을 가린 채 노래를 부르는 TV 프로그램이 수년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가수는 익명성이 주는 자유로움을, 시청자는 노래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전 작가의 빨강 두건은 작품에 몰입하게 하는 장치가 된다.


전예진 ‘표류’. 김효정 기자 전예진 ‘표류’. 김효정 기자

전 작가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답 없는 물음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온전히 현재에 몰두한다. 현재를 포착하고 그것들을 작품에 담았다”라고 설명한다. 작품 대부분은 바다에서 뛰노는 모습이다. 윤슬이 빛나는 밤바다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는 인물에 본인을 투영하면 모든 것에서 해방되는 기분마저 든다.


빌라쥬 드 아난티 컬처클럽 지하 1층 전시장 모습. 서울옥션블루 제공 빌라쥬 드 아난티 컬처클럽 지하 1층 전시장 모습. 서울옥션블루 제공

빌라쥬 드 아난티 컬처클럽 지하 1층 전시장 모습. 서울옥션블루 제공 빌라쥬 드 아난티 컬처클럽 지하 1층 전시장 모습. 서울옥션블루 제공

신진 작가들의 신선한 도발에 기분이 좋아졌다면, 지하 1층 전시장은 대가들의 깊은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 고영훈 김구림 김창열 박서보 심문섭 이왈종 이우환 최울가 하비엘르카에하 조르디커윅 매드사키 구사마야요이까지 미술판에선 그야말로 이름만으로 감탄사가 나오는 작가들이다. 지하 1층 전시의 부제는 ‘이터널 모멘트(ETERNAL MOMENT)’이다.


심문섭 ‘the presentation’. 서울옥션블루 제공 심문섭 ‘the presentation’. 서울옥션블루 제공

전시 기획자는 시간을 초월한 가치와 철학이 담긴 그림 속에서 예술이 전하는 무한한 아름다움을 찾아보라고 권한다. 순간이 영원으로 변하는 경험일 것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지하 1층 작가들은 대부분 ‘수행자’ ‘구도자’로 불릴 정도로 한평생 작업에만 몰두해 거장의 반열에 오른 이들이다. 그렇기에 감히 ‘영원’이라는 표현을 허락받는 작가들이다. 지하 1층에 전시된 18점의 작품 가격을 합치면 무려 30억 원이 넘는다.

이번 전시는 아난티와 아트커뮤니티 플랫폼 하입앤(HypeN)이 함께 기획했으며, 서울옥션블루가 귀한 거장의 작품들을 제공했다. 1층과 지하 1층 전시 모두 무료 관람이며 4월 16일까지 열린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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