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무신’ 사태 재발 방지… 만화·웹툰 표준계약서 제·개정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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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계약서 2종·개정안 6종
2차적 저작물 관련 별도 계약
제3자 계약 시 작가 사전 고지

만화 ‘검정고무신’ 사진. 연합뉴스 만화 ‘검정고무신’ 사진. 연합뉴스

앞으로 만화·웹툰 창작자들은 연재 계약과 별도로 드라마·영화 등 2차적 저작물 작성과 이용에 관한 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검정고무신’의 고 이우영 작가와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2차 저작물 사업자’는 제3자와 계약할 때 이 사실을 작가에게 사전 고지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표준계약서 2종의 제정안과 6종의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문체부는 이번 제·개정안을 관계기관 협의, 행정예고 등의 절차를 밟아 4월 중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이번 제·개정의 핵심은 창작자의 권익 보호다. 특히 2차적 저작물 작성권 관련 계약서를 별도로 마련해 확실하게 했다. 2차적 저작물은 원저작물을 편집·번역·각색 등으로 변형한 창작물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2차적 저작물 작성권 등이 본 계약서 조항으로만 담겼었다. 앞으로는 새로 마련된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이용 허락 계약서’와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양도계약서’ 2종을 별도로 작성해야 한다. 여기에는 2차적 저작물 사업자가 제3자와 계약할 때 작가에게 사전 고지해야 하는 의무 조항도 담겼다.

이 조항은 이른바 ‘검정고무신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마련됐다. 앞서 만화 ‘검정 고무신’을 그린 이우영 작가는 생전 캐릭터 대행 업체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해 4년 동안 법적 공방을 벌였다. 고인은 당시 “내 캐릭터를 사용하고도 저작권 침해로 고소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형설앤 출판사 측과는 2차적 저작물을 비롯한 수익 배분 문제로 법정 다툼을 하다 지난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기존 표준계약서도 개정했다. ‘출판권 설정계약서’ ‘전자책 발행계약서’ ‘웹툰 연재 계약서’ ‘만화저작물 대리중개 계약서’ ‘공동저작 계약서’ ‘기획만화 계약서’ 등 6종이다. 개정 계약서에는 수익 분배 비율 등을 창작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관련 주요 사항은 상호 합의해 작성할 수 있다. 작품별 최소·최대 컷 수는 작품 특성을 고려해 상호 합의한 뒤 정할 수 있게 했다. 또 비밀 유지 조건도 완화해 창작자들이 계약서 체결을 위한 법률 검토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매니지먼트 위임 계약서’는 ‘대리중개 계약서’로 개편했다. 그간 모호했던 ‘매니지먼트’의 범위를 저작권법에 따른 ‘저작권 대리 중개업’으로 명시해 계약서의 업무 범위를 분명히 했다.

윤양수 문체부 콘텐츠 정책국장은 “창작자가 표준계약서를 활용한 합리적이면서 공정한 계약을 통해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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