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북면체육센터’ 5년째 하세월…주민들 애간장
체육시설 부지 용도 변경 후 사업 제자리
“신도시 생활 시설 부족, 건립 약속지켜라”
시 “재정 좋지 않고, 중복투자 우려 나와”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국민체육센터 예정지 위치도.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가 북면 신도시 주민들에게 약속한 국민체육(스포츠)센터 건립을 수년째 미적거린다. 부지 용도변경 등 첫 단추는 잘 끼워놓고 뒤늦게 예산 확보가 어렵다며 하세월이다.
7일 시에 따르면 의창구 북면 동전리에 조성된 동전일반산업단지 민간개발 과정에 소음·분진이 일자, 현장 인근에 지내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2018년부터 다수 민원을 제기했다. 주거지 인근 혐오시설 설치에 따른 혜택을 달라는 요구였다.
당시 북면에 제대로 된 생활시설이 부족해 국민체육센터 설치를 약속했다. 이후 2019년 5월 건립대상지를 선정하고, 이듬해 2월 그 계획을 확정했다. 4개월 뒤 민간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산단 내 일부인 1만 4513㎡를 지원시설용지로 용도를 변경, 체육시설이 지어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시는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 규모로 수영장과 다목적체육관, 헬스장, 풋살장 등을 갖춘 체육센터를 건립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땅 매입 비용 100억 원을 포함해 총 310억여 원 정도가 투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사업 방향 결정 이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땅 매입은커녕 매매 계약조차 맺지 않은 채 지연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해당 부지는 계속해서 황무지로 방치되고 있다.
문제는 돈이다. 담당 부서에서 재작년과 지난해 사업 예산을 신청했으나 잇따라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추경에 다시 예산을 올려뒀지만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예산 부서에서 ‘중복 투자’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7월 북면 감계리에 들어선 복지센터 내 수영장이 설치돼 있는데, 체육센터 예정지와 직선거리로 불과 1.5km 근접해 있어 다른 사업에 비해 시급성에서 밀린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을 추진 안 한다는 게 아니고, 코로나19 이후 재정 긴축 등으로 여건이 좋지 않아 지체되고 있는 중”이라며 “이미 용도가 변경돼 땅을 산 것과 다름없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백억 원을 들여 체육시설을 짓기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속된 사업 지연에 지역주민들만 이맛살을 찌푸린다. 북면스포츠센터 건립 주민추진위원회는 “부족한 기반 시설에 실망한 주민들이 북면을 떠나기 시작했다. 즉각 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북면 신도시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4만 3163명으로, 최근 5년 새 1만 명이 이사를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의령·남해·하동·산청·함양·합천군보다도 인구가 많지만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