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미용성형도 항노화 치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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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태성형외과 원장 동남권항노화의학회 이사

최근 항노화(antiaging)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내가 소속된 학회 이름도 동남권항노화의학회다. 항노화, 노화방지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안티에이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이 용어 자체가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100세 또는 그 이상 사는 것을 의미하고, 어떤 이에게는 다이어트와 운동을 의미하며, 어떤 이들에게는 보충제, 비타민 또는 건강보조식품들을 복용하는 것이 될 것이다. 또 다른 이들에게는 호르몬이나 줄기세포 치료, 유전자조작 등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나이 든 환자들의 외양을 바꾸는 항노화 미용성형도 진정한 항노화 치료라 할 수 있을까?

성형외과 전문의는 미용성형을 연구하고 시술하는 것을 주된 치료영역으로 삼고 있다. 미용외과 의사로서 노화에 대항하는 최전방에 서 있다고 생각하지만, 단순히 외양을 바꾸는 것도 항노화 치료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게 된다. 사실상 노화는 인체 전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피부만을 강조한다면 항노화 치료는 그 의미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인체 전체에서 노화가 진행되어 전신이 약해지는 노쇠 현상과 더불어 악성종양과 심뇌혈관질환, 당뇨병이나 골다공증과 같은 대사질환들이 발생하면서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되지만, 피부와 같은 각각의 기관들에 대한 항노화 치료도 분명히 제대로 된 항노화 치료의 한 부분임은 맞다.

미용성형수술은 질병의 치료가 아닌 건강의학모델에 기초를 두고 있다. 다시 말해서 치료의학이라기 보다는 향상을 추구하는 의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는 전신의 항노화 치료와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전신의 노화가 너무 심하게 진행된 상황이라면 이러한 시술이나 수술을 해도 그 결과가 좋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필자와 같은 성형외과 의사들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인체조직을 다루는 수술적 기술의 향상과 함께 피부의 노화를 느리게 하는 항노화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나이가 듦에 따라 어긋나는 해부학적인 구조를 바로잡는 것과 함께 노화에 의해 유발되는 인체 내의 생화학적, 생리적 변화들을 늦춰 주면 외견상 보이는 피부의 노화현상들을 호전시킬 수 있다.

피부를 포함한 외견상 노화를 치료하는 것은 단순히 본인의 만족감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을 향상시켜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감을 증가시킨다. 또한 삶에 대한 의욕도 증가시켜 항노화를 위한 다른 치료들의 순응도도 훨씬 더 증가시키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는 피부에 대한 미용 항노화 치료는 모든 항노화 치료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겉으로 젊어 보이게 되면 더 열심히 전신의 노화방지와 건강 유지에 노력하게 되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많이 경험하고 있고, 그런 부분에서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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