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쓰리톱’ 여 ‘원톱’ 총선 선대위원장 윤곽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민주 김부겸·이해찬·이재명
내홍 수습에 '정권 심판' 부각
비명 전혜숙 탈당 갈등은 지속
국힘 한동훈 홀로 주도할 전망
“우리 스트라이커 있다” 자신감
인요한 비례대표 선거 맡을 듯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1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1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같은 날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같은 날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이해찬·김부겸’의 ‘3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체제를 구축했다.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친문(친문재인)계 이해찬 전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인요한 ‘선대위원장 분담’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인 김민석 의원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4·10 총선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선대위 명칭은 ‘정권심판·국민 선거대책위’”라며 “선대위의 성격은 혁신과 통합, 국민 참여, 정권 심판 등이고, 이를 담는 구성으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 김 전 총리를 상임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밖에 혁신, 통합, 정권 심판, 국민참여를 상징하는 인물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혁신과 관련해선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과 황정아 박사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통합 관련 선대위원장은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과 홍익표 원내대표가 맡았다. 정권 심판 공동선대위원장은 백범 김구 선생 증손자인 김용만 영입 인재와 이소영 의원, 김용민 의원이 맡았다. 국민참여 선대위원장은 추후 추천 등의 절차를 통해 선임될 예정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대규모 선대위원장 체제를 선보인 것은 공천 갈등을 수습하고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계 은퇴를 번복하고 선대위원장을 맡은 김 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에 돌아온 이유는 하나다. 무능력·무책임·무비전 ‘3무 정권’인 윤석열 정부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입법부라는 최후의 보루를 반드시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투명성, 공정성, 국민 눈높이라는 공천 원칙이 잘 지켜졌는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대표가 당의 통합 노력을 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작년에 두 분(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이 더 진솔한 대화를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공동선대위’를 통해 통합을 강조했지만 공천 갈등은 이날도 계속됐다.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친이낙연계 3선 중진 전혜숙 의원은 이날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서는 희망을 찾기 어렵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전 의원은 ‘이재명 지도부’를 향해 “비명(비이재명)은 척결 대상일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선대위를 홀로 이끄는 ‘원톱’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쓰리톱을 얘기하는데 이 대표가 바쁘지 않냐. 재판을 가야 하고 하니 혼자 선거를 지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나는 이 선거를 지휘하기 위해 불려 나온 당 대표”라고 말했다.

호준석 대변인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선대위원장은 과거 당 대표가 선대위원장 같은 원톱 역할을 하기 어렵거나 좀 약할 때 필요했던 건데, 지금은 확고한 원톱이 있다. 우리 스트라이커가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선대위원장을 맡고 이번 선거 출마자 중 분야별 상징성이 큰 후보들이 선대위원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인사는 윤희숙 전 의원이나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민주당에서 넘어온 이상민 의원 등이다.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으로 지역구 선거를 지휘할 경우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을 맡아 비례대표 선거를 이끌 가능성이 제기된다. 광주 동남을에 출마하는 박은식 비대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인 전 위원장에 대해 “호남의 역사를 만든 가문이고, 인지도도 높고 인기도 좋다. 이런 분이 호남 일대를 누벼주면 국민의힘, 국민의미래까지 ‘윈윈(win-win)’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