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사고 잇따르는데…불법 조업·만취 운항 ‘여전’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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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사고 지점과 10km 떨어진 해역서
70t급 쌍끌이선단 정어리 조업 중 적발
이순신공원 인근서 양식장관리선 좌초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1%

통영해양경찰서는 16일 오전 0시 52분 통영시 욕지도 남서방 35해리 해상에서 70t급 쌍끌이대형저인망 선단을 수산업법 및 해양경비법 등의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 해경 정선명령에 불응해 도주하던 선단은 2시간 50분에 걸치 해상 추격전 끝에 덜미를 잡혔다.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통영해양경찰서는 16일 오전 0시 52분 통영시 욕지도 남서방 35해리 해상에서 70t급 쌍끌이대형저인망 선단을 수산업법 및 해양경비법 등의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 해경 정선명령에 불응해 도주하던 선단은 2시간 50분에 걸치 해상 추격전 끝에 덜미를 잡혔다.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경남 통영시 욕지도 인근에서 어선 전복침몰 사고가 잇따라 7명의 사망자를 내고 아직도 실종자 6명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진행(부산일보 3월 15일 자 1면 등 보도) 중인 가운데, 한밤중 만취 상태로 배를 몰다 좌초시킨 60대 선장이 해경에 적발됐다.

또 대형쌍끌이어선이 침몰한 해역에선 사고 발생 이틀 뒤 또 다른 쌍끌이선단이 불법 조업하다 3시간여에 걸친 추격전 끝에 잡혔다.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0시 52분 통영시 욕지도 남서방 35해리(약 65km) 해상에서 같은 선단 소속인 70t급 쌍끌이대형저인망어선 A호와 B호가 수산업법 및 해양경비법 위반 혐의로 붙잡혔다.

해경은 이날 A호가 욕지도 남서방 약 10해리(약 19km)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이라는 통영연안VTS 정보를 토대로 여수해양경찰서와 공조해 경비정 5척을 급파했다. 해경 경비정을 본 B호는 정선 명령을 무시한 채 그대로 달아났다. 이후 추격전이 벌어졌고, 2시 50분에 걸쳐 25해리(약 46km)를 쫓아간 끝에 선단을 멈춰 세웠다. 쌍끌이대형저인망은 수산업법에 따라 경도를 기준으로 동경 128도(남해군 앞바다) 동쪽에서 조업할 수 없다.

특히 A호는 이를 숨기려 어선에 설치된 선박입출항자동신고장치(V-PASS)와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고의로 끈 채 조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사실을 확인한 해경은 수산업법(조업금지구역)과 해양경비법(정선명령 불응) 위반으로 입건했다. 조업금지구역 위반은 1000만 원 이하 벌금, 정선명령 불응은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A호와 B호로 이뤄진 이 선단은 전날 오후 5시 10분께 남해 미조항을 출항했다. 주선인 A호에 11명, 종선인 B호에 12명이 승선했다. 선단이 불법 조업하던 곳은 지난 14일 제102해진호가 침몰한 지점과 불과 5.4해리(약 10km) 떨어진 지점이다. 해진호 선단과 마찬가지로 최근 양식장 사룟값 폭등으로 몸값이 뛴 정어리를 잡던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불법 포획물은 압수하고 선장을 상대로 자세한 사항을 조사한 뒤 관련법에 따라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통영시 정량동 이순신공원 인근 해상에서 만취 상태로 배를 몰다 좌초시킨 60대 선장이 해경에 적발됐다.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통영시 정량동 이순신공원 인근 해상에서 만취 상태로 배를 몰다 좌초시킨 60대 선장이 해경에 적발됐다.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이보다 앞선 지난 15일 오전 3시 10분께엔 통영시 정량동 이순신공원 인근 해상에서 4t급양식장관리선 C호가 좌초됐다. 간조로 수심이 얕아진 상황에 무리하게 육지 쪽에 붙어 운항하다 선체가 해저 암반에 얹혔다.

C호에는 선장 D(67) 씨 혼자 타고 있었다. D 씨 자녀가 어장에 나갔던 부친이 귀가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다며 신고했다. 해경 구조대의 신속한 구호 조치로 크게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구조 과정에 술 냄새가 심하게 풍기자 현장에서 음주측정을 했고, 혈중알코올농도 0.11%가 나왔다. 해상교통안전법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상태로 운항할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통영해경 한철웅 서장은 “음주운항은 위험성이 매우 높고 사고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항상 경각심을 갖고 운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14일 오전 4시 20분께 욕지도 남방 4.6해리(약 8.5km) 해상에서 부산 선적 139t급 대형쌍끌이저인망어선 제102해진호가 침몰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지난 9일에는 제주 선적 근해연승어선 제2해신호(20t)가 욕지도 남쪽 37해리(약 68km) 해상에서 전복된 상태로 발견됐다. 승선원 9명 4명이 구조됐지만 모두 사망 판정을 받았고, 나머 5명은 실종 상태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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