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을 김두관 vs 김태호, 1%P 승부만 두 번… 도지사급으로 체급 올렸다 [PK 격전지를 가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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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두 차례 총선 1000표대 차이 불과
당 험지 출마 요구에 새 지역구 간 김태호
낙동강 벨트 교두보 자존심 내건 김두관
전국 관심 집중에 “무조건 이긴다” 신경전

제22대 총선 경남 양산을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가 각각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여야 현역 의원들이 맞붙는 양산을 선거구는 이번 4·10 총선 부산·울산·경남(PK)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연합뉴스 제22대 총선 경남 양산을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가 각각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여야 현역 의원들이 맞붙는 양산을 선거구는 이번 4·10 총선 부산·울산·경남(PK)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연합뉴스

4·10 총선 부산·울산·경남(PK) 곳곳에 여야 모두 승리를 예측할 수 없는 ‘격전지’가 포진해 있다. 〈부산일보〉는 주요 선거구를 찾아 바닥 민심을 듣고 후보들의 경쟁력을 살펴보는 ‘PK 총선 격전지를 가다’ 코너를 마련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낙동강 벨트 핵심 ‘양산을’을 지켜낼 것이다.” “이젠 힘 있는 집권여당 중진 김태호 의원의 추진력이 필요하다.”

지난 14일 경남 양산을 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남부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부산일보〉 취재진에 각각 ‘정권 심판론’과 ‘정부 지원론’을 꺼내 들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지난 20·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낙동강 벨트 교두보를 마련한 데다, 정권 심판을 위해 양산을 의석 유지는 민주당의 자존심 문제라고 강조한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김태호 의원이 양산을에서, 양산갑에선 현역 윤영석 의원이 함께 승리해 윤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을 무기로 양산을 발전시킬 시점이라고 목소리 높인다.

민주당 재선 김두관 의원과 국민의힘 3선 김태호 의원이 맞붙는 경남 양산을은 부산·울산·경남(PK)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이번 4·10 총선 양산을 관전 포인트는 수두룩하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 간 현역 대결인 데다, 양 후보 모두 전직 경남도지사 출신으로 ‘전직 도지사 매치’ 성격도 띤다. 양산을 맞대결 배경도 주목된다. 김태호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들여 양산을에 뛰어들었고, 김두관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김포시갑에서 양산을에 투입돼 양측 모두 ‘험지 출마’ 이력의 공통점도 가진다.

중량급 대결이 성사된 양산을 지역은 일찌감치 날 선 민심 대립이 펼쳐지고 있다. 양산남부시장에서 만난 시민 김병호(53) 씨는 “양산을 지역만큼은 보수당에 넘겨줘선 안 된다. 3선 중진이라도 지역을 닦아 온 김두관 의원엔 못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시민 이강욱(61) 씨는 ‘야당 심판론’을 내세웠다. 그는 “거대 야당의 발목잡기로 정부가 동력을 상실한 상황”이라며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싣기 위해 김태호 의원이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지역 민심이 투영됐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김태호 의원과 김두관 의원은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 바통을 주고받으며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이다. 양산을 지역은 그간 1~2%포인트(P)차로 여야 희비가 갈려 온 지역이었다. 20대 총선에선 민주당 서형수(40.33%) 후보가 새누리당 이장권(38.43%) 후보에 1.9%P 차로 이겼고,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김두관(48.94%) 후보가 미래통합당 나동연(47.26%) 후보에 1.68%P 차로 승리했다. 2000표 이하의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갈렸다.

여야 모두 승리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 속 민주당은 일찌감치 김두관 의원을 단수공천하고 국민의힘은 중진 차출이라는 묘수로 김태호 의원을 양산을에 재배치했다. 김두관 의원은 경남 남해군 마을 이장에서 시작해 국회까지 입성한 ‘이장 신화’ 주인공이다. 그는 1988년 남해 마을 이장을 시작으로 38~39대 경남 남해군수를 지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에 이어 경남도지사를 거쳐 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대선에도 두 차례 도전한 김 의원 PK 지역 민주당 좌장으로 꼽힌다. 김태호 의원은 그간 선거에서 ‘8전 7승’을 기록한 선거의 달인이다. 41세 ‘역대 최연소 도지사’ 타이틀을 따내는 등 지역 내 경쟁력과 인지도가 높다. 이에 당이 그에게 거는 낙동강 벨트 지역구 탈환에 대한 기대도 상당하다. 김 의원은 호감형 외모에 특유의 친화력을 기반으로 바닥 민심을 두텁게 다지는 편이다.

이번 선거에 양 후보의 정치 생명과 자존심이 걸린 만큼 양측의 신경전도 상당하다. 김두관 의원은 “영남이라는 온실 속에서 자라온 후보와 저는 출발선부터가 다르다. 지역 민심은 김두관을 향하고 있다”며 “지역 현안 해결을 주도해 온 당사자에게 지역민들이 반응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의원은 ‘야당 심판론’을 앞세우며 “현재 사법리스크 주도자들이 입법독재 횡포로 대한민국 정치를 흔드는 양상”이라며 “지역민들이 가진 미래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수년간 ‘외로운 섬’이었던 양산을 지역 대발전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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