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칼 테러' 황상무 경질 압박 국힘 사퇴할 사안 아니라는 대통령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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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악재 우려에 긴장 고조 거취 놓고 '윤·한 갈등' 우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하는 모습. 연합뉴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하는 모습. 연합뉴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이 그동안 잠잠했던 대통령실과 여당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황 수석은 최근 출입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면서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는 언급을 했다. 황 수석은 곧바로 이 말이 농담이라고 했다. 황 수석이 말한 것은 ‘정보사 회칼 테러’ 사건으로, 군 정보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상관의 명령을 받아 군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오홍근 중앙경제신문 기자를 칼로 습격한 사건이다.

이에 대해 야권은 일제히 황 수석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강민석 대변인은 “이번 망언은 36년이 지났어도, 붓을 칼로 꺾으려 하는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가 대통령실의 수석비서관에게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며 “‘칼틀막’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독재문화다. 윤석열 대통령은 황 수석을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황 수석은 해당 발언이 MBC를 통해 보도된 지 이틀 만에 내놓은 입장문에서 “저의 언행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면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 있게 처신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통령실도 황 수석의 언급이 잘못됐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사퇴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황 수석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당에서도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발언 맥락이나 경위는 전혀 알지 못하지만, 발언 내용으로 보면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선거 지휘를 맡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은 “특정 언론을 겁박하고 5·18 민주화운동 배후설도 쏟아냈다. 시대착오적인 시민사회수석에 대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사실상 경질을 요구했다.

여당이 총선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윤 대통령에게 황 수석의 거취를 거듭 압박할 경우 지난 1월 충남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극적으로 봉합됐던 ‘윤-한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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