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제석초등 대형 화재에 아수라장…3명 경상·550명 대피(종합2보)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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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장 발화 본관동 번져
건물 반소, 차량 13대 전소
학생·학부·교직원 3명 이송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 없어

18일 오후 2시께 통영시 광도면 제석초등학교에서 불이나 소방대가 긴급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 10대 여학생과 40대 학부모, 60대 청소노동자가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18일 오후 2시께 통영시 광도면 제석초등학교에서 불이나 소방대가 긴급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 10대 여학생과 40대 학부모, 60대 청소노동자가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전화 받자마자 정신없이 달려갔죠.” 18일 오후 2시께 경남 통영시 죽림 신도시 한 식당에서 지인과 점심 후 카페에 앉던 정지영(44) 씨는 5학년 큰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고 곧장 학교로 차를 몰았다.

화재 진화 작업 탓에 주변 도로는 이미 통제된 상황. 멀찍이 차를 세우고 숨을 헐떡이며 달려간 현장은 아찔했다. 시뻘건 불길이 학교를 휘감고, 시꺼먼 연기가 하늘 위로 치솟았다. 다행히 자녀 담임을 찾는 정 씨는 아이 안부를 물었고 안전하게 대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한숨 돌렸다. 정 씨는 “머릿속이 하얘질 정도로 아찔했다”면서 “아이들 모두 무사하다니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경남 통영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이 나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3명이 다쳤다. 다행히 단순 연기 흡입 정도의 경상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난데 없는 화재 소식에 학부모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경남소방본부와 통영소방서에 따르면 18일 오후 2시께 광도면 죽림리 제석초등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근 주민이 교내 쓰레기장 인근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 119에 신고했다.

소방서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구조·구급차 29대와 소방대원 99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인근 거제소방서와 119특수대응단, 경찰, 한전도 합류했다. 그사이 불은 단열을 위해 드라이비트 공법을 적용한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교실동으로 번졌다.

이 불로 5층 규모 본관동 3000㎡가 반소되고 차량 13대가 전소됐다. 불길이 지나간 자리는 시꺼먼 그을음과 뼈대만 남았다. 독자 제공 이 불로 5층 규모 본관동 3000㎡가 반소되고 차량 13대가 전소됐다. 불길이 지나간 자리는 시꺼먼 그을음과 뼈대만 남았다. 독자 제공

불이 난 쓰레기장이 필로티 구조인 학교 1층에 있었던 탓이다. 여기에 불이 주변에 주차된 차량으로까지 옮겨 붙고 대피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뒤엉켜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후에도 사납게 타들어 가던 불은 소방대원들이 소화액을 분사하면서 서서히 사그라졌다. 그렇게 꼬박 1시간 매달리 끝에 큰불을 잡는 데 성공했고 오후 3시 58분 잔불 정리까지 마무리하면서 완전히 꺼졌다. 이 불로 5층 규모 본관동 3000㎡가 반소되고 차량 13대가 전소됐다. 불길이 지나간 자리는 시꺼먼 그을음과 뼈대만 남았다.

제석초등 전교생은 1139명. 화재 당시 학교에는 일과를 끝내고 귀가한 1~4학년을 제외하고 방과후교실 참가자, 수업 중인 5~6학년, 교직원 등 550여 명이 있었다.

이들은 피난 방송을 듣자마자 교사들 지시에 따라 긴급 대피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가방 등 소지품을 그냥 두고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교직원은 2층 옥상에 갇혀 발을 구르기도 했다. 그러다 주변 시민들이 던져 준 옷가지로 코와 입을 가린 채 버티다 도착한 소방대에 구조됐다.

대피한 학생들이 인근 아파트 단지에 모여 있다. 독자 제공 제공 대피한 학생들이 인근 아파트 단지에 모여 있다. 독자 제공 제공

학교 측의 신속한 대처 덕분에 크게 다친 학생은 없었지만 10대 여학생과 자녀를 하교시키려 학교에 왔던 40대 학부모 그리고 60대 청소노동자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재산 피해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진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정확한 화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통영교육지원청은 사고 수습이 이뤄지고 난 뒤 학교와 논의해 임시 교육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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