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 교수 잇단 ‘사직’ 결의에 윤 대통령 “의료개혁은 국민의 명령”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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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의대 교수 79% “사직”
정부, 내달 의료개혁특위 발족
가치지향 수가제에 2조 투입

19일 오전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교수와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이날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9일 오전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교수와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이날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윤석열 대통령이 “의사 면허를 국민을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며 다음 달 대통령 직속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의대 교수들은 “제자 없이 교수도 없다”며 오는 25일부터 ‘자발적 사직’ 방식으로 병원에 사직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국무회의에서 사직을 결의한 의대 교수들을 비판하고 의대 정원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환자의 곁을 지키고 전공의들을 설득해야 할 일부 의사들이 의료개혁을 원하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고 의사로서 스승으로서 본분을 지키지 못하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며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의료개혁이 바로 국민을 위한 우리 과업이며 국민의 명령이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다음 달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를 발족하고,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생토론회 형식의 의료개혁 토론회를 꾸준히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건강보험 재정 내에 별도로 계정을 마련해 약 2조 원을 가치지향 수가 제도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지역참여형 혁신 계정’을 마련해 1차 의료와 의료·요양·돌봄과 연계해 7000억 원 이상, 지역 완결적 의료 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수가형 혁신 계정’을 만들어 8000억 원 이상 등 지역의료에만 1조 5000억 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의 목소리가 부산 등 전국에서 이어졌다. 이날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부산대병원 교수회, 양산부산대병원 교수회는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전날 의대 교수 총 555명에게 사직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56명 중 79.5%가 자발적 사직 의사를 보였다.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오세옥 회장은 “부산대 의대가 보유한 강의실, 실습실을 비롯한 기초의학 실습실, 의학 시뮬레이션센터는 모두 현 정원 125명에 맞춰져 있고, 겨우 10~20% 여력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매년 3058명을 양성하는 한국의 의대가 1년 만에 2000명을 더 양성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8일에는 동아대 의대 교수협의회와 인제대 백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차례로 성명을 냈다. 부산백병원·해운대 백병원을 포함한 인제대 4개 백병원 교수들은 “필수의료·지역의료에 대한 장·단기적 대안을 만들고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협의체 구성을 약속해 달라”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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